‘밸류업’ 기대 꺾인 금융주… 정부 청구서에 ‘흔들’
4대금융 주가 한달새 8.9% ↓
투심 위축에 자금 이탈 심화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5/dt/20250825155939098tcbo.png)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 기대에 힘입어 오르던 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약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내놓은 교육세 인상, 국민성장펀드 출연,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등 정부가 금융권에 내민 ‘청구서’가 잇따르면서 금융주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금융사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밸류업 정책과 정부의 잇단 금융권 규제가 상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한 달 전과 비교해 평균 8.9% 하락했다. KB금융은 10만9600원으로 한 달 새 13.4% 내려 가장 낙폭이 컸다. 신한지주는 6만6700원으로 9.3% 떨어졌고 하나금융은 8만2600원으로 10.7%, 우리금융은 2만5000원으로 2.3% 내렸다.
주가 하락 배경에는 정부의 잇단 ‘청구서’가 자리하고 있다. 이자이익 1조원을 초과하는 금융사에 적용되는 교육세율은 기존 0.5%에서 1.0%로 두 배 높아졌다. 이에 따라 4대 은행만 연간 4000억~5000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해 내년부터는 금융권 전체의 부담이 1조3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성장펀드 출연도 대표적 부담이다. 정부와 민간이 20조~3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이 펀드에는 은행권이 수조원대 자금을 출연해야 한다. 단순한 비용 지출을 넘어 대출 여력과 자본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크다.
과징금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연말로 예정된 홍콩H지수 연계 ELS 불완전판매 제재만 해도 최대 7조4000억원 규모가 거론된다.
이미 일부 은행들이 투자자 배상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의 과징금 부과가 현실화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 중인 국고채 전문딜러(PD) 담합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조사에서도 각각 조 단위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장기연체자 채무 조정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 비용으로 4000억원가량을 출연해야 하는 등 추가 지출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교육세·펀드 출연·과징금·배드뱅크 부담을 모두 합칠 경우 하반기에만 은행권이 짊어질 비용이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거론되는 배드뱅크 출연, 교육세 인상, LTV 담합 과징금, 홍콩 ELS,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가능성은 개별 사안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모두 합치면 그 영향은 결코 간과하기 어렵다”며 “은행 부담이 가중될수록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은행의 특성상, 오히려 국내 경제가 필요로 하는 유동성 공급 기능이 저해될 수 있다. 당분간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만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예상되면서 자본여력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실제로 해당 비용을 반영하면 4대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상반기 13.37%에서 12.77%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주주환원 규모도 당초 3조8600억원에서 1조3500억원 안팎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현행 최저 15%에서 25%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전세대출 위험가중치까지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는 만큼 은행권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모멘텀이 공백 상태인 데다, LTV 담합 과징금 가능성과 정부 정책에 따른 규제 노이즈가 이어지면서 은행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 규제 정책이 충돌하면서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코스피 5000을 목표로 내세우면서도 동시에 규제성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정책 목표와 실행 방향이 엇갈리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화되고 금융주 투자심리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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