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APEC 앞두고 ‘빛으로 피어나는 신라’ 특별전시 공개

김창원 기자 2025. 8. 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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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미디어아트로 황룡사 목탑·금관 복원…관람객 탄성 이어져
신라 유산과 K-팝 결합, 경북 문화·산업 융합 세계 무대 도약 기대
경북도가 마련한 특별전시 '빛으로 피어나는 신라'에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 앞에 서 있다. 경북도 제공.
"와, 저게 진짜 움직이는 거야?"

24일 오후, 힐튼호텔 경주 중앙로비에 들어서자 탄성과 휴대전화 셔터 소리가 잇따랐다. 황룡사 9층 목탑이 거대한 LED 화면 위로 솟아오르고 금관과 첨성대가 빛을 타고 하나둘 살아나자 관람객들은 발길을 멈췄다.

경북도가 마련한 특별전시 '빛으로 피어나는 신라'가 그 장면의 주인공이다. AI와 첨단 미디어, 스틸아트 기법을 결합해 신라의 천년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이번 전시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APEC 역내 최초 문화산업고위급대화를 앞두고 공개됐다.

전시장은 그 자체로 신라를 재현한 무대다. 공간은 황룡사 9층 목탑의 8각 기단을 본떠 설계됐고 곳곳에 우리 전통의 단청 문양이 장식됐다.

불이 켜지자 바닥과 기둥을 감싼 LED 화면에서 찬란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졌다. 금령총 금관의 섬세한 빛줄기, 석굴암의 정교한 조형미,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솟는 황룡사 목탑이 차례로 등장하자 관람객들은 숨을 고르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특히 황룡사 목탑은 3D 디지털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정밀하게 구현됐다. "실제로 보는 듯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전시장을 찾은 대학생 김수현(23) 씨는 "디지털로 복원된 목탑을 보니 옛 건축의 웅장함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며 "역사책에서 보던 그림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라고 감탄했다.

기둥 전면부에 장식된 금령총 금관과 천마총 금제 관식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경북의 철강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스틸아트 작품으로, 강철 위에 여러 번 프린팅을 더해 질감을 표현한 독창적인 방식이다. 금빛 장식이 조명과 어우러지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진짜 금으로 만든 것 같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LED 화면 속에는 유물뿐만 아니라 현대 작가들의 해석도 담겼다.

김종구, 박대성, 이이남, 이홍재, 정종미 작가의 작품이 신라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냈고 전 세계에서 6천만 조회 수를 기록한 블랙핑크 제니의 'ZEN' 영상도 함께 상영됐다.

한 고등학생 관람객은 "신라 유산과 K-팝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게 신기하다"며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미래 먹거리는 문화와 결합한 산업에서 나온다"며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진 경북이 창의성과 첨단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와 갤러리미호(포스아트)가 함께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시는 28일까지 계속되며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와 맞물려 경북이 세계 속 문화·산업 융합의 무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전시장을 빠져나가던 한 가족은 "아이와 함께 보러 왔는데, 역사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며 "경주가 세계에 내놓을 새로운 얼굴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