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욕심에 무리할 수도"…한미회담 북한 변수는 '트럼프의 입'

김인한 기자, 조성준 기자 2025. 8. 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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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한미 정상회담서 '싱가포르 합의' 계승 가능성…러-우 종전 답보 상태, 북한 문제에 시선 돌릴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GDP의 2%에서 5%로 늘려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공감하더라도 추후 대북 정책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제안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기 시작 후 24시간 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종전이 답보 상태에 있는 만큼 한반도 문제에 더 큰 무게중심을 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 전용기에서 기자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관련 전격 제안 가능성'에 대한 질의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의제를 제기할 수도 있고 제가 제기할 수도 있는데, 제한 없이 필요한 얘기는 다 해 볼 생각"이라며 "그 얘기는 누가 하든 아마 한 번쯤은 해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니까 핵 문제든 북한 문제든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관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 문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며 "길을 한번 만들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대한민국 정부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일관되게 취해온 입장이라고 알고 있다"며 "(북한의 핵을) 동결 말고 중단하고 축소하고 종국에 가서는 비핵화하는 게 맞겠다는 제 바람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트럼프 대통령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서 한 합의의 핵심적 내용"이라고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부터 2박3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정상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이 대통령이 '한미동맹 강화'라는 큰틀에서 통상·안보 협상을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그래픽=뉴스1


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을 지칭한다. 당시 미북 양국의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발굴·송환 등 총 4가지 원칙이 담겼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싱가포르 원칙'을 계승한다는 입장이 나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합의한 사안으로 한미 양국이 북한과 관련해 특별히 전향적인 입장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에서 양국에 부담이 덜한 의제다. 관련 의제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대화를 공개적으로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집중할 경우 대북 돌발 제안 등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성과를 선호하는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반도 문제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러-우 종전이 답보 상태에 처하자 이날 NBC 방송을 통해 "대러시아 제재는 테이블 위에서 배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종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매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꼭 받으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추후 (대화 전개 시) 북한에 무리한 양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은 자신의 몸값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사진 찍고 비핵화한다는 합의는 쉽사리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 입장에선 '정말 엄청난 성과'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협상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싱가포르 합의 이후 변한 것은 북한의 핵무력이 헌법화한 사실이고 변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두 사람을 매개할 수 있는 문서는 '싱가포르 합의'로, (추후) 이 합의서 내용에 대한 (미북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싱가포르 합의에서 미국은 앞으로 나가길 원할 것이고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는 물건너 갔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협상의 중요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핵화 전제 대화는 없다고 북한이 공언한 만큼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어떤 패키지를 만들어내느냐도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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