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사나이’와 국민의힘 [유레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독일의 언어학자 그림 형제(야코프 그림, 빌헬름 그림)의 동화로 널리 알려진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이하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독일 하멜른에 내려오는 전설이다.
독일어 원제 '하멜른의 쥐잡이'(Der Rattenfänger von Hameln)가 영어로는 '하멜른의 알록달록 옷 입은 피리 부는 사나이'(The Pied Piper of Hamelin)가 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언어학자 그림 형제(야코프 그림, 빌헬름 그림)의 동화로 널리 알려진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이하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독일 하멜른에 내려오는 전설이다. 독일어 원제 ‘하멜른의 쥐잡이’(Der Rattenfänger von Hameln)가 영어로는 ‘하멜른의 알록달록 옷 입은 피리 부는 사나이’(The Pied Piper of Hamelin)가 됐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동서 공통으로, 양면의 의미로 쓰인다. 지지자를 몰고 다니는 유명인을 일컫기도 하지만, 허황된 주장으로 대중을 현혹하는 선동가를 가리키기도 한다. 정치권에서는 주로 ‘지도자와 추종자’를 싸잡아 비판할 때 쓰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집단 저항하자 국민의힘에서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 절벽으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2023년 1월10일, 유상범 의원)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법을 부결시키자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호령에 눈 감고 줄지어 따르는 국민의힘은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간 쥐떼와 다르지 않다”(2024년 5월20일, 강유정 원내대변인)고 했다.
급기야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김문수·장동혁 당대표 결선 진출 등 반탄파(탄핵반대파)가 휩쓰는 야당 상황을 두고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전한길이 부는 피리를 따라 내란의 강에 뛰어드는 쥐들과 같다”고 했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결말은 흑사병과 기근 등으로 고통받았던 시대 배경만큼이나 충격적이고 암울하다. 사나이는 쥐를 퇴치해줬는데도 하멜른 시장이 약속한 돈 지불을 거부하자 복수를 벼르며 마을을 떠났다. 며칠 뒤 돌아온 그는 1284년 6월26일 성 요한과 바울의 날, 어른들이 교회에 간 사이 피리를 불어 어린이 130명을 데리고 산속으로 사라지며 이야기는 끝난다. 아이들 실종 대목은 하멜른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나 문헌 등에 기록된 것으로, 이 전설이 실화 바탕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아사, 집단 이주 등의 해석이 있다.
국민의힘은 ‘강으로 뛰어드는 쥐떼’ 비유보다도 ‘어린이들 집단 실종’이라는 결말을 더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극우 세력에 당의 미래를 저당잡힌 현재 모습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피리 소리에 자기 통제력을 잃고 휘둘리는 것도 문제지만, 피리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자기 이익을 위해 활용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
황준범 논설위원 jayb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법무 투톱’ 박성재·심우정, 계엄 당일 윤석열 하달 ‘임무’ 따랐나
- 트럼프, 이 대통령 상대로도 각본 없는 ‘30분 돌발 발언’ 반복할까?
- 트럼프, 이 대통령 회담 직전 “한국서 숙청이나 혁명 일어나는 듯”
- 김건희, 기소 전 마지막 특검 조사서 ‘통일교 청탁’ 100쪽 질문에 침묵
- “한덕수 구속 100%”…증거인멸 우려 자초한 안주머니 속 ‘그 문건’
-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급물살…‘방치된 400조’ 깨울까
- 서부지법 난입 극우 “죄 없어 집행유예”…2심 판사님 듣고 계시죠?
- “수사 인력 증원” “자수하면 감경”…김건희·내란 특검, 국회에 의견서
- 이 대통령 “기자분들, 미안합니다” 전용기서 박수 나온 간담회
- ‘조선인 136명 수몰’ 일본 해저탄광서 유골 나왔다…83년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