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금붕어의 시야로 바라보자…‘그럴만하다’는 셀프 타당화
너무 자주 싸워 힘들다는 30대 초반 신혼부부인 A커플. 성격 차이, 소통방식 등 A커플 고유의 문제도 있지만, 가만 보니 신혼에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마찰이었다. 그리하여 “두 분의 갈등이 특히 두 분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결혼 생활주기’상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네요”라는 이야기를 건네면, 날카롭기만 했던 그들의 무드가 살짝 뭉툭해지는 게 느껴진다. ‘우리만 이렇게 싸우나? 결혼을 잘못한 건가?’란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가, 다들 그러면서 맞춰가고 더 잘 산단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된 거다.

이를 ‘타당화(validation)’라고 한다. 나의 생각, 감정 등이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수용되는 경험을 뜻한다. 실수를 한 아이에게 엄마가 “왜 그랬어?! 칠칠치 못하게!”라고 꾸중하는 게 아니라, “그럴 수 있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다음엔 조심하자”라고 하는 행동과 마찬가지다. 이런 타당화가 우선될 때, 사람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얻고 ‘회복, 성장, 변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타당화를 늘 타인에게서 구할 순 없단 것이다. 현명한 엄마, 전문가인 상담자와 같은 존재가 늘 옆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소위 ‘셀프Self-타당화’가 필요해지는 이유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시야를 넓혀 타당화를 위한 준거 틀(체계)을 많이 확보해둘 것을 권하는 바다.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나 생애주기와 같은 기초 심리 지식은 그래서 유용하다.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필자의 글도 그런 방편 중 하나가 되어줄 것이다(그러니 꾸준히 구독해보자, 하하). 최근 사회 트렌드나 커먼센스(common-sense), 다른 사람들의 고민 등도 좋은 준거 틀이 되어준다. 책, 유튜브, SNS 등의 매체, 더 나아가 신뢰할 만한 이, 아니면 아예 낯선 이와의 대화도 충분히 유용하다. 경직되어 있는 자기만의 생각 틀만이 아닌,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판단 기준을 키우게 할 것이다.
금붕어의 시야는 무려 360도라고 한다. 넓은 시야로 빠르게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면서 생존해간다. 우리도 금붕어의 눈을 살짝 빌려 심리적 시야를 넓혀보자.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4호(25.08.26) 기사입니다]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