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급식' 갈등 세종시 아파트···"외부로 내보내기 해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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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여부와 방사 장소를 놓고 주민들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고양이 급식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포획한 뒤 다른 곳에 방사하는 이른바 '이주 방사(무단 방사)'를 논의하고 관리사무소 측에 요구하고 있는데, 동물단체는 이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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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여부와 방사 장소를 놓고 주민들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고양이 급식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포획한 뒤 다른 곳에 방사하는 이른바 '이주 방사(무단 방사)'를 논의하고 관리사무소 측에 요구하고 있는데, 동물단체는 이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25일 세종시와 세종시길고양이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 급여(급식 주기) 행위를 두고 민원이 제기되자 세종시와 주민들은 공공급식소 설치와 TNR(포획- 중성화 수술- 제자리 방사)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고양이를 단지 내가 아닌 단지 근처 외부에 방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됐다. 세종시 동물정책과는 올해 TNR 예산이 부족하지만 입주민 의견이 모아지면 집중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만 해도 TNR을 하면서 급식소를 설치해 길고양이 돌봄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했으나 해당 내용이 전체 입주민에게 공유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일부 케어테이커(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은 "단지 내에서도 위생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며 단지 내 급식소 설치를 고수했고 반대 주민들은 "위생 문제와 차량 훼손, 주민 안전 우려 등을 이유로 고양이 급식소를 단지 외부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이 본격화됐다.
이후 아파트 관리 사무소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고, 먹이를 주는 이가 고양이를 입양할 것을 권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고양이로 인한 차량 훼손 등 피해 발생 시 손해를 배상할 수 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현재 아파트 외부에 설치된 현수막은 불법 광고 게시물로 철거됐고, 단지 내부 게시물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길고양이 급식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케어테이커의 급여에 문제를 제기하며 항의하는 일이 발생해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반대 주민들이 관리 규약에 '이주 방사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넣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길고양이 보호 및 개체수 조절 방안으로 시행 중인 TNR 정책과 배치된다. 세종시 동물정책과는 "길고양이 급식 자체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는 없고, TNR한 고양이는 제자리에 방사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고양이의 이주 방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정책팀장은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특정 지역에서 포획하더라도 다른 개체가 유입된다"며 "급식 중단이나 무단 방사로는 개체수 조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동물 무단 포획 및 방사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이 발의된 바 있다. 또 이달 21일에는 광주지방검찰청이 전남 광양시에서 무단 포획 및 이주 방사한 길고양이가 사망한 사건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한 사례도 있었다.
세종시길고양이협회 관계자는 "세종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주민에 대한 위협이나 길고양이 혐오, 학대 예고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며 "세종시와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 사무소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양보하고, 대화로 잘 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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