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패’ 사라진 국힘…巨與에 노란봉투·방송·상법까지 ‘속수무책’ 내줬다

변문우 기자 2025. 8. 2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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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거대 의석으로 ‘野 필리버스터’도 무력화…몽골기병처럼 개혁 법안 처리
“李 대선 청구서” “경제 내란법”…野, 李대통령에 ‘통하지 않을’ 거부권 촉구
검찰·언론·사법개혁까지…내달 국회서 더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 예고한 與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와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중간)가 8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거부권에 막혔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상법 등 '뜨거운 감자' 법안들이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전략도 속수무책이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거나 추가 법적 대응책을 구상 중이지만 실효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25일 오전 본회의를 통해 2차 상법 개정안을 재석 182명 중 찬성 180명(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전날인 24일 법안이 상정되고 시작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고 속전속결로 표결 처리했다. 결국 지난 4일부터 방송법을 대상으로 시작된 '법안 상정→필리버스터' 패턴의 양당 샅바 싸움이 3주 만에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2차 상법 개정안은 전임 윤석열 정부 당시 압도적 민주당 의석으로 국회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최상목 당시 권한대행들의 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막혀온 법안들이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해당 법안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법안 별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압도적 세(勢) 앞에선 해당 전략도 소용없었다. 민주당은 곧바로 거대 의석수를 내세워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켰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24시간 후에는 표결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로는 단 하루의 시간밖에 벌지 못한 셈이다.

민주당은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등 숙원 과제들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법에 이어 EBS(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22일 오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데 이어, 노란봉투법도 24일 본회의를 통해 통과시켰다. 같은 날 상정돼 이날 처리된 2차 상법 개정안까지 순차 처리되면서 민주당은 개혁 법안 처리를 완수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8월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與 밀어붙인 법안들, 어떤 내용 담겼나

민주당 주도로 개정된 방송법은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수를 11명에서 15명으로 늘리면서 이사회 추천 구조를 여야에서 임직원, 시청자위원회, 변호사 단체까지 다변화했다. 또 국민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사장 후보 3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방문진법과 EBS법 역시 각각 MBC 대주주인 방문진과 EBS의 이사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각 방송사 사장을 임명하기 위해 사추위의 추천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은 기존 법에서 명시한 사용자 범위를 대폭 확대해 원청의 하청에 대한 노사 교섭 의무를 규정한 부분이 핵심으로 꼽힌다. 또 손해배상청구 제한범위도 확대했으며, 원청의 불법행위에 대한 방위를 위해 부득이하게 가한 손해의 경우 원청의 노조 및 노조원에 대한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더 세졌다고 평가받는 상법의 핵심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 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집중 투표제는 소액주주가 회사의 이사 선임 시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특정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경우 소액 주주들이 합심해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이 법이 이 대통령을 만든 대선 청구서라면 강성 노조와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반국민·반경제적 선택을 할 것"이라며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조용히 한국을 떠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송 비대위원장은 상법과 노란봉투법을 묶어 '경제 내란법'이라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출신인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만큼, 국민의힘은 향후 헌법 소원이나 위헌법률심판 제청 등 추가 법적 대응을 통해 법안들에 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검찰·언론·사법개혁 처리까지 나서며 '입법 개혁' 마침표를 찍겠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제가 약속드린 대로 추석 전에 검찰청 해체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9월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민주당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과 대법관 수를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도 함께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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