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0년 모자반이 사라지는 한반도 연안, 어쩌다?

이호진 2025. 8. 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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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과학기술원 최선경·고성길 박사 연구팀
모자반 4종 탄소 수준 따른 서식지 변화 예측
고탄소 때 모자반 생육지 절반만 해양보호구역 포함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바다숲을 이뤄 수중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모자반이 기후 변화로 국내 연안에서 대거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탄소 배출 저감은 물론 해양보호구역 확대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제주연구소 열대·아열대연구센터 최선경·고성길 박사 연구팀이 제주대 박상율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MAXENT모델을 이용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북서태평양 모자반류 시공간 분포 전망’ 논문이 지난 5월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Biology)’에 실렸고, 지난 6월 27일 이 학술지 편집위원회가 연구 성과의 영향력과 과학적 기여도를 고려해 발표하는 ‘Feature Paper’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모자반은 바다숲을 형성해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지를 제공하고,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블루카본 해조류로 국내에 30여 종이 생육한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 제시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 괭생이모자반, 큰열매모자반, 쌍발이모자반, 구슬모자반의 미래 분포 변화를 분석했다. 탄소 배출 수준에 따라 저·중·고 3단계 시나리오를, 2030년대, 2060년대, 2090년대 3단계로 예측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모자반 종 다양성 변화 예측 결과. 세로축 위에서부터 저탄소(SSP1-1.9), 중간(SSP2-4.5), 고탄소(SSP5-8.5).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90년 모자반 종이 대부분 감소해 색깔이 옅어졌다.

연구 결과, 저탄소 시나리오는 2090년대까지 모자반 분포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대부분의 생육지가 북상해 국내 연안의 모자반 분포와 종다양성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잠재적 모자반 생육지 중 47~61%만이 현재 해양보호구역 내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KIOST는 이번 연구가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통해 모자반 생육지를 보호해야 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KIOST는 기후 위기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바다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아열대 해양환경 적응 시나리오 개발 대응책 및 활용체계 구축’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