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작가, 중(中) 광동미술관서 ‘외국인 생존 작가’ 첫 전시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 2층전관, 대형 회화 20여 점, 미디어 설치 40여 점 등 총 60여 점 전시
올 가을 이집트 피리미드 앞에서 설치 작품 전시 예정

중국의 '한한령'으로 한국 작가가 중국에서, 그것도 국공립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박종규가 지난 5일부터 중국 광저우 광동미술관에서 개인전 '비트의 유령들'을 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8일까지 두 달여 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생존해 있는 외국인 작가가 광동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개인전이다. 그래서 한한령 이후 사실상 멈춰 있던 한국 현대 미술 중국 진출의 물꼬를 트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작가는 중국에서 최근 귀국해 올 가을에 참여할 예정인 이집트 전시회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 서구 비산동에 있는 작가의 작업장을 찾아 광동미술관 전시 얘기와 향후 해외 전시 계획 등을 들어봤다.
▲ 광동미술관, 어떤 미술관인지부터 우선 소개해 달라.

▲ 외국인 생존 작가로는 첫 전시인데 ,어떤 계기로 광동미술관에서전시회를 열게 됐나?
-내 작업이 '노이즈(소음)'를 중심으로 디지털과 인간, 동양적 사유와 서구적 시스템을 탐구해 온 점이 광동미술관의 큐레이터들과 깊이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 같다. 특히 왕샤오창 광동미술관 관장이 내 작업의 실험성과 동시대성을 높이 평가하며 초청 의사를 보내왔고, 세 번의 심사 끝에 전시가 성사됐다.
▲이른바 중국의 '한한령'이후 중국과 문화 교류가 경색돼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전시는 의미가 클 것 같은데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개막일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젊은 층, 노년층까지 많은 관객들이 전시장을 찾는 등 반응은 좋은 편이다. 한 젊은 관람객은 "처음엔 시각적 잡음처럼 느껴졌지만, 점차 끊긴 선과 파열된 조각들이 하나의 시간 흐름으로 이어지는 경험이었다"고 했고, 또 다른 관람객은 "한국이라는 문화가 디지털 언어로 번역되며 감각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했다.
▲ 올 가을 이집트를 시작으로 중동 국가에서 전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 해외 전시는 비용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많은데, 해외 전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까닭은?
-해외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 그리고 예술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작업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에게는 도전이자, 동시에 작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지털과 인간,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내 작업의 특성상,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대화와 실험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박종규 작가는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수학했다.회화와 설치, 미디어를 넘나드는 실험적 형식 안에서 디지털 노이즈와 인간 존재의 경계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미술관과 후쿠오카시립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뉴욕 아모리쇼 포커스 섹션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4년 제3회 하인두예술상을 수상했다.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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