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 OK, 노래는 NO!… 한한령 안 끝났다
김재중·혜리 등 잇달아 팬미팅
노래·퍼포먼스 무대는 금지조건
대규모 관객운집 통제 의도인듯
걸그룹 케플러 10월 콘서트 예고
中 허가증 노래 15곡 명시 ‘눈길’

K-팝 시장이 또다시 ‘한한령 해제’ 무드에 들떴다. 걸그룹 케플러가 오는 10월 푸저우에서 콘서트를 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하지만 중국 시장과 오래 소통해온 적잖은 K-팝 관계자들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지난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이듬해 시작된 한한령(限韓令·한류수입제한령)은 “곧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벌써 9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팬미팅’과 ‘공연’의 개념부터 분리해야 한다. 한한령이 공식 해제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수많은 한류스타들이 중국에서 공식 행사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김재중을 비롯해 배우 혜리가 중국 팬미팅 투어를 돌았고, 샤이니 태민도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현지 팬들과 만났다.
이들 행사의 타이틀은 ‘팬미팅’이다. 규모는 1000∼2000석 규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퍼포먼스를 동반한 무대는 꾸밀 수 없다는 것이 조건이다. 10월 열리는 케플러의 행사 역시 ‘팬미팅’으로 분류돼 있다. 소속사 클렙엔터테인먼트 역시 “팬미팅이 열리는 건 사실이다. 해당 장소는 1500석 규모”라고 밝혔다. 즉, 기존 다른 가수들이 진행하던 팬미팅보다 확대 해석해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라 보는 것은 금물이라는 뜻이다.
다만 보다 진일보한 대목은 있다. 푸젠성 문화여유청이 발급한 허가증에는 ‘슈팅스타’ ‘리와인드’ ‘백 투 더 시티’ 등 그들의 노래 15곡을 부르는 것으로 기재됐다.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다면 이는 ‘팬미팅’보다 ‘공연’으로 봐야 한다는 희망적인 분석이 나왔다.
팬미팅과 공연은 수익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공연을 치르기 위해서는 각종 무대 장치를 비롯해 백댄서와 코러스 등 대규모 인원이 이동해야 한다. 당연히 K-팝 스타들이 받는 개런티도 크게 상승한다. 중국 현지 기획사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공연장의 크기를 키우고 티켓 가격을 높인다. 한 중견 K-팝 기획사 대표는 “팬미팅 규모는 1000∼2000명 수준이지만, 공연은 그 10배가 넘는 1만∼5만 명까지 수용한다”면서 “관객 운집 정도나 파급력 면에서 팬미팅과 공연은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인파가 몰리는 시위나 모임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공연 허가를 쉽게 내주지는 않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K-팝 업계는 케플러의 푸저우 팬미팅이 한국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 5월 보이그룹 이펙스가 푸저우 공연을 추진했으나 개최 직전 무산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펙스 측은 이미 공연 허가를 받고 이를 공론화했으나 불과 공연 3주 전 “현지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연기됐다. 변경된 공연 일정과 장소를 논의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펙스의 중국 공연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한령이 장기화하는 상황 속에서 K-팝 시장은 우회적인 전략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국적 가수가 아니면 중국 내 활동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K-팝 가수들을 섭외하는 식이다. 일례로 지난해와 올해 산시성 시안, 후베이성 우한, 허난성 정저우 등에서 콘서트를 연 인디 뮤지션 검정치마는 미국 국적자다. 9월 중국 남부 하이난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인 ‘드림콘서트’에도 외국 국적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한다는 후문이다.
새 정부가 들어온 후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해빙 무드를 맞았다는 것이 한한령 해제를 점치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찾는 것이 본격적인 신호탄이 된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측 소식통에 의하면 이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 대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것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 실망한 기운이 감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중견 기획사 대표 A 씨는 문화일보에 “올해는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에서 해외 정상들의 참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오지 않게 되면서 한한령 해제 시기 역시 자연스럽게 미뤄졌다는 이야기가 업계 내에서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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