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핫이슈] AI 담합 적발·소비자 보호까지… 해외 경쟁당국 벤치마킹하는 공정위
이 기사는 2025년 8월 24일 오후 12시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유럽연합(EU)·스페인·호주·영국 등 해외 주요 경쟁당국의 제도와 법 집행 방식을 전방위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담합 적발, 소비자 보호 통합 집행, 기업결합 심사 절차 개선 등 제도·집행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역할 강화를 주문받은 공정위가 정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해외 경쟁당국의 최신 제도·법집행 시스템 등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국제회의나 개별 접촉을 통해 파편적으로 접하던 해외 동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국내 제도 개선의 밑그림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특히 스페인 경쟁당국(CNMC)의 ‘브라바(BRAVA)’를 주목하고 있다. BRAVA는 공공조달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담합 가능성이 높은 입찰을 조기에 포착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수작업 조사보다 효율성과 정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공공조달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담합 징후를 선별하는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상태다.
반면 공정위가 2006년부터 운영해 온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은 아직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접목된 단계는 아니다. BRIAS는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입찰 정보를 받아 낙찰률, 참여 업체 수, 입찰 참가 제한 여부 등 지표를 점수화한다. 점수가 85점 이상이면 담합 징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법 개정으로 제출 의무 기관이 확대되면서 현재는 조달청 등 16개 발주시스템과 연계해 1042개 발주기관의 입찰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해외 당국의 시스템이 한발 앞서 있는 만큼, 이번 연구가 향후 BRIAS 고도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스페인 외에도 각국 경쟁당국의 특수 기능과 제도적 구조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경쟁정책과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고,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시장구조 개선을 위한 권한을 보유한 독립 경쟁기관으로 시장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경쟁법 집행은 물론 구조적 불공정성을 해소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영국 CMA는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신속화하는 제도 개선을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경쟁정책의 사각지대를 메울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위 조직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다양한 해외 모델을 참고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인력 확충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공정위가 해외 경쟁당국의 역할과 기능을 면밀히 검토하는 이번 조사가 향후 조직 개편 논의와 맞물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의 해외 경쟁당국 조사는 AI와 데이터 등 신산업 환경에서의 경쟁질서 확립에 대한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생성형 AI와 경쟁’ 보고서를 내고, 올해는 메타·네이버·카카오 등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AI 데이터 시장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데이터 수집·활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점적 요소가 신생 기업의 진입을 막고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지를 점검하는 작업이다. AI 기반 담합 적발부터 데이터 시장 경쟁 질서 확립까지, ‘AI 시대 경쟁정책’의 정비가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변화된 해외 주요 경쟁당국의 제도와 집행 동향을 연구·분석해 공정위의 경쟁정책 수립과 법 집행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조사절차·제재 방식 등 운영 체계와 함께 각국이 가진 특수한 기능이나 시스템까지 살펴보고, 국내 제도 발전 방향과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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