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성장' 목표는 있는데…3개월째 '어떻게'가 안 보인다
저성장률 명확한 문제인식…'3%대 회복' 비전 제시
AI 대전환 등 계획만 무성, 실현방안·후속 대책 깜깜
美관세 여파에 수출 불확실성↑…단기 처방도 시급

정부는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장문의 반성문까지 썼다. 성장동력 약화, 성장영역 축소, 성장유인 저하, 성장기반 약화 등 8페이지에 걸쳐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끈 추격형 경제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기에 기술선도 성장을 통한 선도형 경제 모델로의 전환이 한국 경제의 숨통을 틔울 유일한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 후 3개월이 다되가도록 이재명정부의 '진짜성장' 구현을 위한 구체적 실현 방안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정부가 목표로 하는 잠재성장률 3%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인 구조개혁 방안도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0년대 3%대였던 잠재성장률은 올해 1% 후반, 2030년에는 1% 초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040년대에는 0%대로 떨어져 사실상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모든 생산 요소를 최대한 투입했을 때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정부가 재정·세제·금융·인력·규제 등 국가 역량을 고성과 분야에 집중 투자해 경제 대혁신을 추진하려는 이유다.
다만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두곤 총론만 무성할뿐 각론이 약하단 평가가 나온다. 문제 인식은 명확한데, '어떻게' 문제를 풀겠다는 대책은 부족하단 지적이다.
정부는 AI(인공지능) 대전환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새정부의 'AI 만능주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정부의 '수소경제'처럼 특정 산업에 '묻지마식 올인'을 하는 건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AI 대전환 과제는 과감한 지원을 통해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잠재성장률의 기본 요건인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개혁에 매진해야 한단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지방균형 발전, 저출생 대책, 연금 개혁 등 구조개혁 과제는 지난 정부에서 내놓은 수준에서 간판만 바꿔달았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AI도 장치산업과 같은 성격이 일부 있기 때문에 초기 인프라 지원과 기업들의 투자 리스크 부담 완화, 정부 행정데이터 공개 등 정부는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뒤로 빠져야 한다"며 "정부가 15대 선도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방식은 AI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AI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떨어져가는 성장 동력을 되살릴 경제정책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9%다. 올해 초 전망치(1.8%)의 반토막 수준이다. GDP(국내총생산)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53년 이후 우리나라가 2년 연속 2% 이하 성장률을 기록하는 건 처음이다. 올해 들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31조8000억원을 풀었지만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0%대 성장률을 피하기 어려워졌단 분석이다.
특히 하반기 수출 불확실성도 한국 경제엔 암초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최혜국대우(MFN)를 보장받았다고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협상 방식 탓에 향후 반도체 관세가 큰 폭 인상되면 우리 수출에 막대한 타격은 불가피하다. 당면한 경기 부진을 헤쳐나갈 단기 대책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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