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이 데려갔는데…", 법원은 미성년자 유인죄로 징역형[중·꺾·마+: 중년 꺾이지 않는 마음]

2025. 8. 2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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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 <24> 미성년자 유인죄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법, 자녀의 안정·복지 우선 고려
무단으로 자녀 데려가면 '위법'
부모라도 법 테두리 넘을 수 없어

Q : 두 자녀의 엄마 A(40)이며, 현재 이혼소송 중이다. 법원은 사전처분을 통해 나를 ‘임시 양육자’로 지정했고, 실제로도 자녀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전 남편 B가 아이들의 어린이집을 찾아가 교사에게 “엄마가 허락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아이들을 데려갔다. 뒤늦게 어린이집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상황을 알게 돼 아이들을 데려왔지만, B는 사과나 설명도 없이 연락을 회피했다. 아이들은 이 일로 인해 ‘엄마가 우리를 떠나는 것 아니냐’며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해한다. 나 역시 전 남편이 또 아이들을 데리고 갈까 봐 불안하다. 아무리 아빠라지만, 아이들을 엄마 모르게 무단으로 데려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

A : A씨의 사례는 이혼소송 중인 부부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자주 겪는 갈등이다. 그래서 법이 명확하게 답변을 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최근 대법원은 유사한 사건에서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양육자로 지정된 배우자 동의 없이 어린이집 교사를 속여서 자녀를 데려간 전 남편의 행위’를 ‘미성년자 유인죄’로 인정하고 실형을 확정했다.

이혼 소송 중에는 법원이 ‘임시 양육자’를 지정하거나 부부가 협의해 어느 한 쪽이 양육하기로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상대 배우자가 친권자·양육자로 인정받기 위해 몰래 아이를 데리고 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법원이 “자녀는 어머니가 돌본다”고 사전처분을 했다면, 아버지는 자녀를 임의로 데려갈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임시 양육자’로 지정받지 못한 상대방 입장에선 “아이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인정받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었다”고 항변할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매일 아이를 마주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와 단절된 엄마의 고통,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인한 아이의 불안은 ‘어긋난 사랑’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B씨처럼 제3자(어린이집 관계자)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이를 데려갔다면, 미성년자 유인죄(형법 제287조)에 해당한다. 형사처벌(10년 이하의 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유괴범’에게 적용되는 바로 그 규정이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부모가 자기 자녀를 데려갔는데, 왜 유인죄가 성립하느냐’는 의문이다. 하지만 법은 ‘기망이나 유혹을 수단으로 미성년자를 보호자에게서 떼어내어 자기 지배하에 두는’ 행위를 ‘유인’이라 보고 엄격히 금지한다.

실제로 B씨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면서 이렇게 호소했다.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자기 행동의 의미나 결과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아이들은 나에게 기망당한 것도 없고, 나는 아이들을 꾀어내지도 않았다. 따라서 미성년자유인죄가 성립할 수 없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속임수’의 대상은 아이일 필요가 없다. 보호자나 교사에게 거짓말을 해도 ‘유인’에 해당한다. 결국 B씨의 행위는 아이들의 ‘안정된 보호 환경’을 해친 범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일부 부모는 “나는 부모니까 내 아이를 언제든 데려올 수 있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법원은 부모의 권리보다 자녀의 복지와 일관된 보호 환경을 더 두텁게 보호한다. 따라서 이혼소송 중이라면, 법원의 임시 양육자 결정, 당사자 간 협의에 의한 양육자 지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도, 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녀를 지키기 위한 법적 대응

비슷한 상황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서 상황별로 다음 네 가지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가 이혼할 땐 가장 먼저 ①가정법원에 ‘임시 양육자 지정 사전처분’을 신청해 양육권을 보호받아야 한다. ②상대 배우자가 아이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가정법원에 ‘유아인도 사전처분’을 신청해 아이를 인도받는 판결을 받을 수 있다. 특히 ③상대방이 기망 등의 행위로 자녀를 빼돌린 경우, ‘형사고소’를 통해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④반복적인 탈취 시도나 학대 우려가 있다면 가정법원에 ‘접근 금지’까지 신청할 수 있다.

법은 아이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부모라 할지라도 위법 행위에는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부모의 성숙한 태도다.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부부는 헤어질 수 있겠지만, 아이에겐 상대방이 여전히 세상에 하나뿐인 아빠이고 엄마입니다. 상대방과 아이가 건강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켜주셔야 합니다”라고.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이며, 부모의 갈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부모의 감정 대립이 남긴 상처는 자녀의 삶에 오래 남는다. 자녀를 진심으로 위한다면, 반드시 법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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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혜 법무법인 에셀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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