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반도 비핵화” 이시바 “북한 비핵화”

주희연 기자 2025. 8. 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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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북핵 관련 미묘한 시각 차
李발언, 北이 ‘핵우산’ 공격 소지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양국 정상 부부 친교 행사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발전’에 합의했지만, 일부 현안에서는 다소 온도 차를 보였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과) 지역 정세에 관해서도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긴밀히 연계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며 “저는 힘 또는 외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했다.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을 하고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하며 이웃 국가들과 충돌을 빚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양국의 공동 언론 발표문에는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전략 환경 변화’ 속에 ‘전략적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말밖에 없었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표현에 우리 측이 반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핵과 관련해서도 이시바 총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 일·미·한이 긴밀히 연계해 갈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 핵무기 제거만 의미하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도 문제 삼을 수 있어 북한이 선호하는 표현이다. 양국 공동 발표문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과 ‘북핵 위협에 대응한 한·미·일 공조’가 함께 담겼다.

이날 발표에서는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고, 일본이 원하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도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양국이 서로에게 민감한 현안을 어느 정도 피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와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해법을 “뒤집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일본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쓰비시·일본제철 등 징용 문제에 책임 있는 일본 기업들이 배상을 맡은 한국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직접 기금을 내는 등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 출범 초기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다가, 결국 역사·영토 문제에 발목이 잡혔던 전임 정부의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한일 정상회담 후 이뤄진 친교 만찬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의 ‘안동찜닭’과 ‘안동소주’, 김치 고명을 올린 한국식 장어구이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이시바 총리가 좋아하는 ‘이시바식(式) 카레’와 이시바 총리의 고향 돗토리현의 ‘다이산 맥주’도 준비했다. 양 정상은 안동의 관광 명소 사진을 내놓고 하회마을 등에 대한 대화도 주고받았고 정치인 가족으로서의 애환도 나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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