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디자인, 또 하나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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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끝에 나는 조용히 방에서 명상으로 숨을 고르곤 한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이 물음을 되뇌다 그대로 잠들 때도 있지만.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장을 맡은 뒤 내 안에는 질문 하나가 더해졌다.
AI와 디자인이 만나는 순간 새로운 울림이 시작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화, 디자인혁명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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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끝에 나는 조용히 방에서 명상으로 숨을 고르곤 한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이 물음을 되뇌다 그대로 잠들 때도 있지만….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장을 맡은 뒤 내 안에는 질문 하나가 더해졌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단체 27곳과 디자인 가족 150만 명의 무게를 안고 나는 다시 묻는다. “디자인, 너는 누구인가. 지금 어디로 향하는가.” 이 짧은 물음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디자인이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 전략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지가 숨어 있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디자인은 단순히 어떻게 보이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는지의 문제다. 디자인은 형태를 넘어 사회와 산업, 우리 일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인류의 항로를 바꿨다. 증기기관은 공장 굴뚝을 세우며 산업혁명을 열었고, 전기는 밤의 어둠을 몰아내며 생활혁명을 불러왔다. 인터넷은 공간의 경계를 지우며 지식혁명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었다. 증기기관이 도시에 리듬을, 전기가 삶의 시간을, 인터넷이 일상의 감각을 바꾼 것은 기술과 인간의 감성이 만났기 때문이었다. 기술혁명은 언제나 감성의 혁명일 때 완성된다.
오늘 우리는 또 다른 문턱에 서 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15개 인공지능(AI) 대학을 세우고 연간 900억원 규모 AI 펀드를 3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AI 인재 유출을 막고 중국은 해외 과학자를 끌어들이며 2035년 기술 균형을 바꾸려 한다. 세계는 지금 AI를 두고 국가 운명을 걸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디자인은 이 파도 앞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AI와 디자인의 결합은 단순히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다시 짜는 새로운, 또 하나의 문화다. 데이터로 도시의 빛과 색을 설계하고 사람 감정을 읽는 향기와 공간을 만들며 환자의 생체 신호를 치유 환경으로 번역하는 일, 기후 데이터를 감각적 경험으로 바꿔 지속가능한 환경을 디자인하는 일, 이것이 우리가 풀어내야 할 디자인 연구개발(R&D)이며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초격차의 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라고 했다. 기술은 삶에 스며들 때 문화가 된다. 디자인은 그 틈을 잇는 언어이며 감성을 불어넣는 숨결이다. 우리는 산업혁명과 생활혁명, 지식혁명을 지나왔고 이제 AI와 로봇 시대를 맞이했다. 다음은 감성혁명, 삶의 혁명이다. AI와 디자인이 만나는 순간 새로운 울림이 시작될 수 있다.
한국은 기술 시대를 넘어 새로운 K컬처의 지평을 열 것이다. 또 하나의 문화, 디자인혁명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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