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인프라〉 광주 K-컬처 앞세운 관광 효과…'아레나 콤플렉스' 주목

정상아 기자 2025. 8.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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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기대되는 도시 여행지’ 선정
6월 방문자 수 560만명…전국 최다
체험형 K-컬처 관광 모델 구축 '인기'
"대규모 인원 수용할 공간 마련 필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5월11일 오후 북구 중흥도서관부터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까지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 주요 장소를 연결한 인문투어 '소년의 길'을 걸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광주광역시가 K-컬처를 앞세운 관광 전략으로 '관광도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작품을 5·18민주화운동과 결합한 테마 투어, 인기 K-팝 공연과 대규모 축제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외국인과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공연장 등 안정적인 인프라 부족은 광주가 'K-컬처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2025년 기대되는 도시 최애 여행지'로 광주를 선정했다. 24일 한국관광 데이터랩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3년 대비 2024년 외지인 방문자 증가율'에서 광주는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 6월 광주 방문객은 55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500만 명보다 10% 늘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 7월에도 608만여 명이 찾아 전년 동월 대비 12.2%(66만3천여 명) 증가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2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관광객 유입 확대의 배경에는 광주시가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맞아 계절·주제별 특화 관광상품을 선보인 전략이 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이었던 지난 5월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주제로 한 '소년의 길' 투어가 큰 주목을 받았다. 전일빌딩245, 옛 전남도청, 광주극장, 국립5·18민주묘지를 잇는 이 투어는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참여가 두드러졌다. 단순 방문을 넘어 역사와 문학을 결합한 체험형 K-컬처 관광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광주는 K-팝 관광 잠재력도 입증했다. 지난달 10일 광주시와 CJ ENM이 공동 주최한 '광주 반짝투어'에서는 4세대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가 직접 특산품을 판매하고 게릴라 콘서트를 열어 팬들과 시민들로 현장을 가득 채웠다. 지난해에도 뉴진스의 조선대 축제 공연(4만5천 명), 싸이 흠뻑쇼(2만 명), 임영웅 콘서트(1만 명) 등 인기 아티스트 공연이 이어지며 수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 같은 K-콘텐츠 인기는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대만·미국·일본·중국 관광객의 광주 지역 카드 소비는 음식점과 편의점에서 각각 13% 늘었고, 지역 유명 빵집을 찾는 '빵지순례'까지 더해지며 카페(베이커리 포함) 이용도 6% 증가했다.

문제는 인프라다. K-컬처의 인기로 관광객이 대거 몰렸음에도 상당수가 임시무대와 이벤트성 공간에 의존하고 있다. 채은지 광주시의회 부의장은 "지금의 임시무대만으로는 '꿀잼도시 광주'가 내건 연간 이용객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안정적으로 수요를 담아낼 '아레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레나 공연장 유치에는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예산과 부지, 민간사업자 유치, 콘텐츠 확보, 지역민 공감대 형성 등 복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수만 명이 동시에 몰릴 수 있는 대형 공연 특성상 교통망과 주차, 숙박 등 기반 시설을 갖춘 최적 부지 확보가 우선이다. 시 단독 재정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공공이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운영을 맡는 공공-민간 협력(PPP) 방식의 정교한 재원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

콘텐츠 수요 확보 역시 핵심이다. 글로벌 공연기획사와 K-팝 소속사와의 사전 협약으로 초기 공연을 유치하고, 지역 예술단체와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안정적인 기초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공청회와 시민 설문 등을 통해 경제적 타당성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절차도 뒤따라야 한다.

특히 서울·부산·인천 등 주요 도시가 K-팝 아레나 유치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광주가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문화산업 경쟁력에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채은지 부의장은 "현재 서울의 용산·동대문 등에서 아레나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2만 석 메인홀에 8000·3000석 보조홀이 결합된 '아레나 콤플렉스'가 주목받고 있다. 광주도 더 늦기 전에 대응해야 한다"며 "'AI·문화 융합 도시' 전략과 연계해 첨단기술 기반 공연장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또 무안공항과 연계해 해외 관객 유치 방안도 다방면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아레나 건립에 관한 논의는 없는 상태지만, 우치공원 테마파크 TF 내에서 일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