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히치콕 스타일로… 미장센의 리얼함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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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 노 모어'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전해진 극의 3요소 '배우·관객·무대'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작품이다.
모든 것이 합쳐진 '슬립 노 모어' 미장센의 '리얼함'은 왜 이 작품이 2003년 런던 초연 이래 '이머시브 시어터'의 선도적 작품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는지 실감케 한다.
역대급으로 조성된 몰입형 공간의 주인공은 맥베스, 레이디 맥베스를 필두로 다양한 배역을 맡은 23인의 배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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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의 배우들
몸짓·표정으로 사건 전개
마스크 쓴 관객들
퍼즐 맞춰가듯 자신만의 이야기 완성

역대급으로 조성된 몰입형 공간의 주인공은 맥베스, 레이디 맥베스를 필두로 다양한 배역을 맡은 23인의 배우들이다. 3시간 동안 각자 맡은 역할을 한 시간에 한 번씩 총 3회 선보인다. 관객은 100개가 넘는 장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기승전결을 만들어야 한다. 둘이 손잡고 들어가도 여러 선택의 분기점에서 결국 홀로 돌아다니며 나만의 감상을 끝마친 후 극장 밖에서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게 보통이다.
특유의 흰 마스크를 쓴 관객과 물리적 거리가 제로에 수렴하는 배우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카리스마를 분출하며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장소로 관객을 이끌고 다닌다.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을 계기로 권력욕에 눈이 멀어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과 주변을 파괴한다. 레이디 맥베스는 욕망의 도화선이자 파멸의 출발점이다.
체험의 절정은 주요 등장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이다. 눈빛과 표정, 몸짓으로 이뤄진 대화와 사건 전개 한가운데 서 있는 관객은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공연 특성상 놓치는 장면이 많을 수밖에 없고 직접 목격한 장면도 어떤 맥락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때가 많으나 특별한 느낌은 충만한다. 한달여 기간 동안 이뤄진 프리뷰 중에도 이미 반복 관람을 하는 팬이 생겨났다고 하나 호불호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서울 퇴계로 212번지 매키탄 호텔(옛 대한극장)에서 폐막 때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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