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협력 불편했나…특사단 면담 앞당긴 中 왕이 “한중 공동이익 확대해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특사단이 24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3박 4일의 중국 방문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미국과의 정상 외교 기간 동안 중국에 특사를 보내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특사단은 박 전 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박정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 꾸려졌다.
특사단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이 대통령의 친서를 왕 부장에게 전달했다. 특히 10월 31일~11월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특사단은 이날 왕 부장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찬을 같이 했다. 왕 부장은 면담 과정에서 양국 수교 33주년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사단 관계자는 “당초 왕 부장이 특사단과 오찬을 가지려다 오늘이 수교 기념일임을 감안해 만찬을 대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뒤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상호의 이해를 증진하고,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 국민 감정을 개선하길 바란다”며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안정적, 장기적으로 발전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엉클어진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물꼬를 트는 데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틀 전 직접 박 전 의장에게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국민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특사단이 시 주석은 물론이고 리창(李强) 총리 또한 직접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한중 관계 개선보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자 중국 측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사단은 26일 오전 한정(韓正) 국가 부주석, 같은 날 오후에는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을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자오 위원장은 시 주석, 리 총리에 이은 권력 서열 3위로 이번 특사단이 만나는 중국 지도부 가운데 최고위층이다.
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은 2013년 1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선총괄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또 문재인 정부 때도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면담했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특사를 보내지 않았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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