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김여정’ 뇌물수수 의혹…밀레이 대통령, 총선 앞 ‘최대 위기’

윤기은 기자 2025. 8. 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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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여동생인 비서실장
공공입찰 관련 녹음본 유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왼쪽)과 그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농촌협회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비서실장을 둘러싼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총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정치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에 따르면 대통령궁 관계자들은 밀레이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완전히 거짓”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뇌물수수 관련 녹음본 유출은 오는 9월 지방선거와 10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9일 아르헨티나 온라인 매체 카르나발은 디에고 스파뉴올로 당시 국립장애인청 청장과 신원미상 인물의 대화 내용 녹음 기록을 보도했다. 녹취에서 스파뉴올로 전 청장은 특정 제약회사에 장애인용 공공의료품을 납품하게 해주면 계약금의 8%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리나는 3% 정도 받고 1%는 (리베이트) 운영비로, 나머지 1%는 나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실을 밀레이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고 언급했다.

야당의 고발로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은 전날 국립장애인청과 제약사 사무실 등 15곳을 압수수색하고 현금 700만아르헨티나페소(약 740만원)가 든 봉투 등을 확보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녹음본 보도 직후 스파뉴올로 청장을 해임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유일한 여동생이자 오빠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밀레이 비서실장은 ‘아르헨티나의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으로 불린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친족을 대통령실 공직자로 임명할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을 바꾸면서 동생을 요직에 앉혀 비판을 받아왔다.

주요 언론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2023년 12월 취임한 이후 가장 큰 정치 추문이 터졌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건이 상원 3분의 1과 하원 절반을 교체하는 오는 10월26일 총선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당 지지자 사이에선 밀레이 대통령 남매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명확히 소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권당 UP는 현재 상원 72석 중 34석, 하원 257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하원에서 원내 1당이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진 못해서 주요 법안 통과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한동안 50% 이상을 유지했으나 경기 침체, 연금 삭감 추진 여파로 지난달 40%대로 하락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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