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수원천은 어떻게 물고기를 잃었나
魚, 도심 하천에선 못 살겠다
폐페인트 버려 피라미 집단 폐사
평소에도 다양한 오염 물질 노출
입자 거르지 못해 정밀검사 필요

수원시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수원천. 물고기 떼가 노닐고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이곳에 지난 19일 저녁 500여 마리의 피라미가 숨진(8월21일자 7면 보도) 채 떠올랐다. 원인은 하천 인근에 위치한 한 이사업체가 차량 도장 후 남은 폐페인트를 빗물받이에 쏟아부은 것.
24일 오전 찾은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의 수원천(매세교~세천교). 며칠 전 물고기 떼가 떠올랐던 흔적은 사라졌고 하천에는 오리와 잉어떼가 유영하며 평온을 되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하천 인근 문제의 Y업체 주변에는 폐페인트통이 버려져 있는 등 지난 날의 사태를 반추하게 했다.
Y업체는 도장 작업을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사 차량에 자체적으로 페인트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 후 남은 폐페인트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정해진 방식에 따라 처리해야 하지만, 이를 하천 인근 빗물받이에 그대로 쏟아부은 것이다. 도색 작업도, 폐기물 처리도 모두 제도상 위반이다.

해당 업체는 수원시에 “빗물받이에 버린 것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갈 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날 Y업체를 찾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전화 연결도 닿지 않았다.
하천에 오염물이 흘러들어 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일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7년 수원천 매교다리 인근에서는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인해 하수관로에 월류수가 유입되면서 물속 용존산소가 급격히 떨어져 물고기 수백 마리가 폐사했다. 2021년에는 금곡천 농수로 600m 구간에서 붕어·메기 등 500여 마리가 폐사했는데, 조사 결과 윤활제로 추정되는 기름 성분이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사단은 농수로에서의 용기 세척 또는 잔량 무단 투기가 원인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도심 하천은 평상시에도 다양한 오염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빗물받이와 연결된 구조 특성상 무심한 행동 하나로도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현장 수습과 흐름 복구는 모두 마무리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형적 복구만으로 모든 영향이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수질오염 여파는 생물의 생리 변화나 바닥 침전물 등을 통해 서서히 나타날 수 있어 일정 기간 지속적인 관찰과 정밀 조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현재 이뤄지는 검사는 일반 항목에 한정돼 있어 페인트처럼 미세한 입자성 오염물질은 걸러지기 어렵고 단순 채수 방식도 한계가 따른다고 지적한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장은 “기존 수질 검사 방식은 기본 항목에 치중돼 있어 추가적인 정밀 검사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외에 외부 전문기관 분석 병행은 필수”라고 짚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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