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에 밀린 안전… 외줄에 목숨 맡긴 고공 노동

정병훈 기자 2025. 8. 2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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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골목.

건물 외벽에는 줄 하나에 몸을 맡긴 노동자가 매달려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40대 노동자는 "줄을 타면 몸이 자유롭지 않고 한순간 방심하면 끝이라는 생각을 매일 한다"고 했다.

여름철 폭염도 노동자를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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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산재 사망 40% ‘추락’ 고소작업차량 임차료 비싼 탓에
소규모 현장은 개인장비에 의존 외벽작업자 고령 많아 사고위험↑
안전관리 강화 등 보완대책 필요
인천의 한 건물에서 노동자가 줄에 몸을 맡긴 채 외벽 도색 작업을 하고 있다.

24일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골목. 건물 외벽에는 줄 하나에 몸을 맡긴 노동자가 매달려 있었다. 허리에 하네스(로프에 몸을 고정하기 위해 착용하는 장비)를 찬 채 붓질을 이어 가고, 다리에는 페인트통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아래로는 보행자와 차량이 오간다. 하루 종일 추락의 위험과 맞서야 하는 고공 노동의 현장이다.

외벽 도색이나 보수 작업은 흔히 '줄타기 작업'이라 불린다. 대형 장비가 필요없고 간편해 소규모 현장에서 널리 쓰인다. 고소작업차를 이용하면 작업자가 바스켓에 올라 안전하게 외벽에 접근할 수 있지만 임차료가 하루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해 중소 업체나 개인 발주 현장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결국 대부분은 줄과 개인 장비에 의존한다.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핵심 장비는 하네스와 작업의자(일명 젠다이)다. 하네스는 전신 안전벨트로 추락을 막고, 젠다이는 허공에서 앉아 작업할 수 있도록 지탱하는 의자 장치다.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하지만 현장에서는 착용을 대충 하거나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래는 보조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밑에 고무매트 같은 안전장치도 깔아야 하지만 소규모 현장은 비용과 번거로움 때문에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결국 개인 책임으로 돌아가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40대 노동자는 "줄을 타면 몸이 자유롭지 않고 한순간 방심하면 끝이라는 생각을 매일 한다"고 했다.

특히 외벽 노동자 상당수는 60대 이상 고령자로 체력 저하에 따른 위험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은 기피하고 결국 오래 해 온 60대들이 남는다"며 "사고가 나면 산재 처리 과정에서 분쟁이 잦고 보상도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숙련도가 높더라도 나이 탓에 순간 대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40% 이상이 추락으로 발생했다. 외벽 도색과 보수, 실외기 설치 등 고소 작업에서의 추락은 매년 수백 건에 이른다. 특히 일용직이나 특수고용직이 많아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공방이 뒤따르고 제도적 보호도 부족하다.

여름철 폭염도 노동자를 위협한다. 외벽에 매달린 채 뙤약볕을 맞으면 체감온도가 치솟아 작업효율이 떨어지고 땀으로 인한 미끄럼 사고 위험도 커진다.

오태근 인천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줄타기 작업은 법과 안전수칙이 정해져 있지만 현장에서 지키지 않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저가 낙찰로 진행되는 소규모 현장은 보조 로프와 앵커 설치, 장비 점검이 소홀하다. 안전관리가 철저한 업체에 적정 비용을 보장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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