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노란봉투법 시행 6개월 앞으로···원하청 직접 교섭권에 울산 노사 촉각
재계, 기업 활동 위축 큰 우려
울산, 조선·자동차·유화 등
주력산업 연쇄 파장 불가피

노란봉투법이 24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노동계의 숙원이 풀렸지만, 기업활동 위축에 대한 재계의 우려도 크다. 산업수도 울산에선 2017년 이후 계류된 HD현대중공업 원·하청 직접 교섭 청구소송이 관건으로, 개정 이후 나올 판결 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는 24일 오전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표결을 부친 결과 재석의원 186명 중 찬성 183표, 반대 3표로 의결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경제 악법'이라며 투표를 거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노란봉투법의 주요 쟁점은 '원청을 하청의 직접적 사용자'로 보느냐다. 노조법 2조 2항 개정에 따라 노사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원청과 상호 단체교섭이 가능해진다.
또 노조법 3조 2항 신설에 근거해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된다. 만약 사용자와 노조가 합의 시 쟁의행위(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면책)할 수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구조와 노동 환경이 급격히 변화할 것을 우려해 6개월 동안 노사 양측의 의견을 수렴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TF팀은 경영과 노동계 상설 소통창구를 둬 법 적용 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상시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조선·자동차·석유화학이 주축이 돼 움직이는 산업수도 울산에서는 연쇄 파장이 불가피하다.
단적인 예가 조선업이다. 이번 노란봉투법으로 조선업의 맏형인 HD현대중공업 원·하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17년 노조가 원청과 하청 간 교섭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18년 진행된 1심, 2심 판결 모두 회사가 이겼지만 작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이관된 후 7년째 계류 상태다.
하청노조는 이번 노란봉투법 통과로 '전국 1호 대법원 판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 하청지회는 주요 협력업체 6곳의 회사와 9년 만의 단체협약에 들어갔지만 지난 5월 2일 첫 상견례 이후 5차 교섭 끝에 지난 18일 결렬을 선언했다. 하청노조는 △통상임금 포함 임금 30% 인상 △8시간 1공수 등을 제시했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에는 약 200여 곳, 현대자동차에는 약 500여 곳의 협력업체가 있다.
이에 따라 울산 노동계는 환영을, 산업계는 우려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 울산본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만들어 낸 소중한 결실"이라며 "이윤을 독점하면서 노동 조건에 대한 책임을 외면해 온 원청 사용자에 대해 실질적 사용자로서 책임을 법으로 묻는 길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노동권을 보장하는 역사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역 주요 산업계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선업과 자동차 철강업종은 다단계 협업 체계로 구성돼 있다"라며 "이번 노조법 개정으로 하청노조의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산업생태계 붕괴와 일자리 감소 등 산업 경쟁력은 심각하게 저하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