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맛집은 멋집이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이다. 한 인터넷 TV에서 "음식을 먹기만 하면서 찍는 방송"이 유명해지면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영어로는 'Muk bang'이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등재될 만큼 널리 알려졌다. 한국에서 이뤄진 먹방이 이제는 마치 대세처럼 세계 남녀노소가 즐기는 '문화'로 간주된다. 최근엔 TV를 틀기만 하면, 어디서든 먹는 방송이 나오기 일쑤다. 전국 방방곡곡의 맛집을 찾아 방영을 하니, 가히' 맛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하다.
먹방은 크게 도전형·미식형·소통형 세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도전형은 먹기 힘들거나 생소한 음식 등을 먹는 데 도전하는 종류다. 대체로 맛에 대한 평가를 거의 하지 않고 그냥 먹는 데에만 집중한다. 미식형은 음식을 먹으면서 해당 음식에 대한 맛 평가를 내린다. 도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먹으며, 맛을 주로 느낀다고 한다. 소통형은 무언가 먹으면서 시청자와 나누는 방식이다. 그냥 음식을 먹는 게 곁들어진 형식. 먹방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먹방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요즘은 지역 특산물로 요리된 음식을 먹는 내용은 진부할 정도다. 방영 시간대를 챙기다 보면, 조금은 헐거워지는 마음이 들 만큼 흔해서다. 따라서 새로 등장하는 게 아주 좋은 가성비를 갖춘 특이한 맛집 소개다. 점점 더 새롭고 신기한 맛을 다루면서 시청자를 끌어모은다. 하도 자주 이런 맛집을 방송하다 보니, 겹치는 일도 종종 보게 된다. 그래도 시청자들은 별로 상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입맛을 다신다.
중소기업계가 내수 진작을 위한 '민생경제 회복 캠페인'을 펼치는 가운데, 맛집도 한켠에 소개되면서 관심을 얻고 있다. 인천지역 중소기업협동조합도 이를 수행하며 지역 소상공인 살리기에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얼마 전 지역 맛집 정보를 담은 '중소기업 CEO 단골 맛집' 책자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지자체가 선정한 80여개 주요 관광지와 함께 전국 510곳의 숨은 맛집 정보가 실렸다. 상호명·연락처·추천인·한줄평 등도 수록됐다. 인천에서는 동구 찐 풍천장어·인천복집·전주식당, 남동구 백령도수산·새집손해물칼국수·광짬뽕, 중구 소청도·월아천·화선횟집, 미추홀구 길손물텀벙·연중반점·부영선지국·원조본전삼계탕, 서구 정가네고깃간·대판대포, 계양구 향원정 등 24곳이 이름을 올렸다.
내수 경기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여행하면서 지역의 맛집을 즐겨 찾아야 좋을 듯하다. 힘든 소상공인들에게 큰 힘을 주리라는 평가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 중 '맛집'을 '멋집'으로 여기는 방식도 한몫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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