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몰래 심고 수확까지 했는데…대법 “처벌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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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 몰래 사과나무를 심고 수년간 재배해 사과를 수확했더라도 횡령이나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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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 몰래 사과나무를 심고 수년간 재배해 사과를 수확했더라도 횡령이나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그러나 2심은 “피고인이 사과를 수취할 당시 피해자가 토지와 그 지상의 과수에 달린 사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상태였기는 하나, 그것은 관념상 개념일 뿐 피고인으로부터 현실적으로 점유를 이전받은 것이라 볼 수 없다”며 절도를 무죄로 판단했다.
소유권은 법적으로 보장된 지배권을, 점유는 사실상의 지배 상태를 의미한다. 절도죄는 재물에 대한 타인의 점유를 침해할 때 성립하는 죄다.

대법원은 “재물손괴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는 등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라며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본래의 용법에 따라 무단으로 사용·수익하는 행위는 소유자가 물건의 효용을 누리지 못하게 됐더라도 효용 자체가 침해된 것은 아니므로 재물손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사과나무의 과실인 사과를 수확한 것은 사과나무를 본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므로 이로 인해 토지주가 사과나무 효용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거나 효용 자체가 침해됐다고는 할 수 없고,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심은 또 '토지주가 A씨에게 토지 인도와 과수 관리작업 중지를 요청한 무렵 두 사람 간 위탁 신임관계가 성립됐다'는 이유로 이후 이뤄진 수확 행위는 횡령죄가 성립된다고 했으나 대법원은 이 역시 수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횡령죄 본질이 신임 관계에 기초해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춰볼 때 위탁 신임 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주인이 외국에 거주하며 토지를 관리하지 않다가 14년이 지나 소유권을 주장하며 점유·사용 중지를 요청한 점, A씨는 장기간 비용과 노력을 들여 사과나무를 재배하다 항의를 받자 자신이 사과나무 소유자라고 다투면서 토지를 매수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두 사람 간 위탁 신임관계가 형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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