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치매의 벽 넘을 열쇠 될까[김지용의 마음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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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로서 치매는 특히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질환이다.
이처럼 암울한 치매 치료 분야에 최근 의학계를 놀라게 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등장했는데, 주인공은 바로 리튬이다.
그런데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뇌 속 리튬 감소가 알츠하이머 치매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건강인의 뇌에는 일정량의 리튬이 존재하는 반면,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할수록 리튬의 양이 뚜렷하게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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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는 현대의학과 달리,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을 파고드는 유사의학이나 각종 영양제들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치매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크다 보니, 제한된 현실적 치료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지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 시점에서 치매를 완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치료법은 모두 사기라는 것이다.
치매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급속한 고령화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사회적 난제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치매 환자는 97만 명에 이르며,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는다. 내년에는 100만 명을,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올해 기준 298만 명이고, 2033년에는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가 또 있을까.
이처럼 암울한 치매 치료 분야에 최근 의학계를 놀라게 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등장했는데, 주인공은 바로 리튬이다. 많은 이들에게 배터리 원료로 알려져 있지만, 리튬은 정신과 임상 현장에서 오래전부터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대표적인 조울증 치료제이며, 우울증에서도 자살위험도를 낮추는 것이 입증돼 자주 처방된다.
그런데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뇌 속 리튬 감소가 알츠하이머 치매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후 기증받은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총 27개의 금속 중 유일하게 리튬만이 기억력 저하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건강인의 뇌에는 일정량의 리튬이 존재하는 반면,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할수록 리튬의 양이 뚜렷하게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이어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노령 쥐한테 리튬이 90% 이상 제거된 식이를 제공했더니 전형적인 알츠하이머 치매의 뇌 변화가 나타났고, 인지기능과 기억력이 저하됐다. 반대로 이 쥐들에게 리튬 오로테이트를 투여하자 증상이 회복됐다. 더 나아가 어린 시절부터 안정적인 리튬 수치를 유지해 준 경우에는 알츠하이머 발병이 예방되는 효과까지 확인됐다.
실로 드라마틱한 연구 결과라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리튬 영양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검증이 아직 남아 있으며, 체내 리튬 농도가 높아질 경우 신장과 갑상샘에 독성을 비롯한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정밀한 투약 관리가 필요하다. 하루빨리 임상 연구를 통해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2017년 팟캐스트를 시작으로 2019년 1월부터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을 개설해 정신건강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8만4000명이다. 에세이 ‘빈틈의 위로’의 저자이기도 하다.
김 원장의 ‘치매 치료, 의학계를 뒤집은 하버드대 최신 연구 정리!’ (https://youtu.be/kTqoXBzabds?si=FqDgbGSpGdYHU_Ga)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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