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경계 넘겠다" 창립 20주년 호텔HDC의 다음 행보
호텔 HDC만의 新 럭셔리 정의
세련된 경험·문화 트렌드 제안
불 디저트 협업해 소비층 확장

호텔HDC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호텔HDC는 2005년 파크 하얏트 서울 개관을 시작으로 파크 하얏트 부산(2013년), 안다즈 서울 강남(2019년), 보코 서울 명동(2024년)까지 차례로 개장하며 국내 럭셔리·라이프스타일 호텔 시장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여행플러스는 이성용 호텔HDC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 호텔 산업의 변화와 앞으로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의 호텔업계 발걸음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했다. 모체 기업인 현대산업개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호텔을 포함한 복합개발 사업 프로젝트가 생겼고 그 프로젝트에서 호텔 부분을 담당하게 된 것이 첫 인연이었다. "프로젝트는 취소됐지만 이후 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 단독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05년 파크 하얏트 서울 개관 당시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로 그는 고객층의 다양화를 꼽았다. "처음에는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특히 외부에서는 소득계층이 높은 사람들만 간다고 여겨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호텔을 경험하려 하고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뚜렷해졌다.
호텔HDC의 정체성에 대해 이 대표는 "호텔HDC는 파크 하얏트 서울을 기점으로 탄생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HDC그룹 계열사로 설립돼 처음엔 그룹 내 HDC가 소유한 호텔만 위탁운영했지만 지금은 HDC그룹 소유가 아닌 다른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대기업 계열 위탁운영 전문사로 자리 잡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럭셔리의 정의도 다시 짚었다. 과거처럼 '비싸고 일부만 누리는 영역'이 아니라 세련된 경험을 제안하고 문화 트렌드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럭셔리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럭셔리의 정의도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고 그는 강조했다. 무조건 비싸고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더 새롭고 세련된 것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창출해 나가는 것, 앞으로 럭셔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앞으로 눈여겨볼 흐름으로는 고객층 확장을 꼽았다. 특정 세그먼트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고객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집중하는 분야는 식음(F&B) 콘텐츠다. 호텔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와 협업해 고급 디저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다양한 가격대와 형태를 통해 소비층을 넓힐 계획이다. 이 대표는 "꼭 상위 시장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층을 포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20주년 포럼에서 밝힌 '복합 문화 공간' 전략도 같은 연장선이다. 호텔 내 시설 기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부와의 접점을 늘리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외부 셰프들이 팝업으로 참여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며 협업을 통한 콘텐츠 확장을 강조했다.
중장기 전략도 확장에 맞춰져 있다. 위탁운영사로서 사업장을 늘려가는 동시에 럭셔리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장을 바라본다. 호텔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각 전문 영역을 독립적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호텔HDC가 집중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호텔의 수익성이 회복되며 복합개발에서 호텔의 가치가 높아졌다. 오피스는 공실 위험이 크지만 호텔은 안정적이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이 호텔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에서 4조5000억원 규모의 '서울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메리어트 호텔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동대문 두산타워를 리디자인하는 '두산타워 컨버전 프로젝트'에서는 글로벌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를 도입해 위탁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운대역 프로젝트는 파크 하얏트 서울·부산과 마찬가지로 HDC그룹이 소유하고 호텔HDC가 위탁운영하는 구조다.
서울원 프로젝트가 주거·리테일·오피스를 결합한 복합 거점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동대문은 과거 위상을 회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두타를 중심으로 패션·유통의 메카였던 동대문은 상권이 주춤하며 활기를 잃었지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문화재, 쇼핑시설이 다시 주목받으며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대표는 "한때는 좋은 위치였지만 인지도가 떨어졌다. 호텔을 통해 지역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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