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시간과 인물을 한 화면에…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이명진 개인전: Moonl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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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단편적인 순간들이 캔버스에 스며들었다.
자신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이 공간에서 숨겨져 있지만 평범하고도 개인적인 삶의 순간들과 관계의 양상이 연속적인 풍경처럼 펼쳐진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관계자는 "이 작가의 작품은 타인과 나 사이의 거리,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기억의 경계를 서서히 흐려지게 한다"며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빛나는 개인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길어 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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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단편적인 순간들이 캔버스에 스며들었다. 사회적 공간에 개인적 경험과 상상의 이미지들을 결합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회화로 구현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이미지 속 존재들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예술가 이명진 작가의 개인전 ‘Moonlight’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는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입주작가에게 전시, 출판물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80여명의 입주작가를 배출했는데, 올해는 8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던 이명진 작가를 초대해 그의 회화 작품 60여점을 소개한다.
이 작가는 소셜미디어에 남겨진 익명의 흔적과 단서들을 수집하고,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서로 다른 인물들의 포즈와 표정이 담긴 특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화면 위에 재구성한다. 전시 제목인 ‘Moonlight’는 이 같은 익명의 이미지들 속에 포개진 개인의 서사를 달빛처럼 조용히 비추어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크게 두 방향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겨진 누군가의 고백에서 출발한 회화 연작이다. 작가는 SNS에서 수집한 익명의 기억 조각을 회화의 재료로 삼아 흐릿한 형상과 타인의 이야기가 얽혀 있는 감정의 잔상을 부유하게 만들었다.

또 다른 축은 특정 장소에서 촬영된 사람들의 기념사진을 하나의 화면에 중첩한 회화 작업이다. 작가는 제주도의 정방폭포 등 기억하고 싶은 특별한 배경 위에 여러 시기의 인물과 순간들을 겹쳐 놓는다. 흘러간 시간들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며 만들어지는 장면은 풍화돼 지워진 듯한 자국을 남기고, 시간과 감정의 층위를 머금는다. 이 같은 서로 다른 축은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화면에 엮어내며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대표작 ‘Moonlight’는 캔버스 가운데에 달을 배치했다. 천 개의 강에 달이 내려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비춰 새겨진다는 세종의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에서 의미를 본따 달빛이 작품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인식했다. 많은 이들의 순간들을 비추면서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조명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Moonlight-Threads’는 디지털 공간 속 누군가의 독백이나 집단 속에 표류하는 개인의 흔적들을 소재로 했다. 자신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이 공간에서 숨겨져 있지만 평범하고도 개인적인 삶의 순간들과 관계의 양상이 연속적인 풍경처럼 펼쳐진다.

이 작가는 여행지를 검색하며 수집한 타인의 기념사진에서 작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Moonlight-Waterfalls’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남겨진 낯선 이들의 표정이 ‘나’의 기억과 겹쳐지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의 장면으로 엮인 것을 표현했다. 6점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낯선 기억과 나의 기억이 만나는 자리가 된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관계자는 “이 작가의 작품은 타인과 나 사이의 거리,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기억의 경계를 서서히 흐려지게 한다”며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빛나는 개인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길어 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16일까지.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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