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패 수렁, 가을야구 장담 못 하는 롯데…김태형 감독의 이력에 오점 남기나


롯데의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가을야구 청부사’로 불린 김태형 롯데 감독의 커리어에도 오점이 생길 판이다.
롯데는 지난 7일 사직 KIA전부터 23일 창원구장에서 열린 NC전까지 12연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두 차례의 무승부까지 포함하면 14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다. 2005년 이후 20년만에 9연패 기록을 가져온 데 이어 15연패를 기록했던 200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2연패에 빠졌다. 또한 지난 5월 최하위 키움이 기록한 10연패를 넘어 올시즌 한 구단 최다 연패 기록까지 가져왔다.
이제는 가을야구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후반기를 3위로 맞이하며 내내 같은 자리를 지켰던 롯데는 지난 20일 LG전에서 3-5로 패하면서 4위로 내려갔고 지난 23일 NC와의 경기에서 1-4로 지면서 KT와 공동 5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7위 삼성과는 1.5경기, 8위 KIA와는 2경기 차이로 5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처음에는 지독한 타선의 부진이 원인으로 꼽혔다. 롯데의 8월 타율은 0.215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베테랑 전준우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원인으로 꼽혔다. 주축 타자 중 한 명인 윤동희는 8월 타율 0.143으로 부진해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마운드도 붕괴되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잠실 LG전에서는 6-0으로 앞서고도 결국 6-6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22일 창원 NC전에서도 5-3으로 리드를 잡고 있다가도 6회 대거 3실점하며 6-7로 패했다. 지난 23일 NC전에서는 필승 카드인 선발 투수 알렉 감보아마저 5이닝 4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타선이 부진하는 데다 14경기 14실책으로 한 경기당 한개 꼴로 실책이 나오니 불안감이 마운드까지 전염된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의 ‘감’도 통하지 않는다. 지난 20일 LG전에서는 선발 나균안이 5회까지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하다가 6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주자마자 교체를 했다. 당시 나균안의 투구수는 87개였다. 하지만 두번째 투수 정철원이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역전패했다. 다음날에는 선발 투수 이민석이 6회 무사 만루의 위기에 처하고 나서야 교체 사인이 떨어졌고 6회에만 4점을 내주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23일 NC전에서는 6회 실점 위기 상황에서 김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라 박세웅을 다독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롯데는 2017년 이후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시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나긴 연패로 인해서 가을야구 진출도 무산될 위기다. 롯데가 5강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면 김태형 감독도 롯데 부임 후 2시즌 연속 고배를 마시게 된다.
김 감독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명장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이 중 2015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가을야구 진출이 간절했던 롯데는 김 감독의 이런 능력을 높이 사 2023년 10월 말 김 감독을 3년 임기로 선임했다. 김 감독도 임기 내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1차적인 목표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는 듯 했으나 시즌 막판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팀의 추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의 커리어에 이같이 긴 연패는 처음이다.
롯데도 또 ‘감독들의 무덤’에서 벗어나지 못할 판이다. 과거 이른바 ‘3김’으로 불리는 김응용, 김인식, 김성근 등의 지도자들이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후 13년 동안 무려 7명의 감독이 연속으로 중도 퇴진했다. 이제 명장도 구해내지 못한 팀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진다면 롯데로서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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