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도시 탈출 대전·청주 ‘닮은 듯 다른 꿀잼도시’
0시 축제·빵의 도시 이미지 활용
성심당 중심 먹거리·착한소비 충족
한화이글스·대전하나시티즌 선전
방문객 머무는 시간·소비비용 늘어
[청주는… ‘시민’이 즐기는 꿀잼]
쇼핑·교육·체육 인프라 보강 시급
살기 좋은 정주 여건 개선에 무게
권역별 8곳에 여름 물놀이장 운영
푸드트럭 축제·디저트 페스타 개최

[충청투데이 심형식·이심건 기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라는 체급 차이가 있지만 충청권 인구 1·2위 도시인 대전과 청주는 '노잼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국적으로 울산과 광주도 '노잼도시'로 꼽히지만 '전국 3대 노잼도시'에 대전과 청주는 빠지지 않고 포함된다.
'노잼'은 부정어 'No'와 '재미'의 합성어다. '노잼도시'는 말 그대로 재미없는 도시를 말한다. 중부권 내륙 도시인 대전과 청주는 과거 '자연재해가 없는 평화로운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재난 없는 평온한 일상은 어느새 노잼도시라는 밈으로 희화화됐다. 주혜진 연구원(대전세종연구원)의 '대전은 어떻게 '노잼도시'가 되었나:텍스트 마이닝과 의미 연결망으로 본 '장소성' 소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지인이 대전에 온다면'이라는 알고리즘은 대전의 노잼도시 이미지를 완전히 고착시켰다.
노잼도시 이미지가 굳어지자 이장우 대전시장과 이범석 청주시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각각 '꿀잼도시 대전'과 '꿀잼도시 청주'를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당선됐다.
이장우 시장 취임 후 대전시는 0시 축제를 비롯해 빵의 도시 이미지를 활용한 빵 축제 개최, 대전 엑스포 마스코트였던 꿈돌이를 재해석한 꿈씨패밀리 브랜드화 등의 정책을 폈다.
효과는 고무적이었다. 대전은 '성심당'이라는 강력한 킬러콘텐츠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었다. 성심당은 '성심당 빵을 먹으려면 대전으로'라는 제한적 유통 전략을 구사했다. 맛과 가성비를 갖춘데다 창업 초기부터 이어진 선행은 공급자 우위 시장에 따른 희소성이 더해지며 '먹거리'와 '착한소비'라는 최근 여행 트렌드를 충족시켰다. 또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의 선전이 더해지며 방문객들이 대전에서 머무르는 시간과 소비하는 비용을 늘려 나갔다. 이런 성과는 데이터로 증명된다. 여행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대전은 2023년 대비 2024년 국내 여행객 비율이 1.0%p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취임 후 다양한 꿀잼도시 정책을 내놨다. '일상 속 힐링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청주의 대표 하천인 무심천에 사계절 꽃 정원과 잔디광장, 음악분수, 썰매장을 겸한 물놀이장을 조성했다. 물놀이장은 기존 1곳에서 권역별 8곳으로 늘렸다. 상당산성, 대청호반 등 17개소에 야간경관도 설치했다. 무심천변에서 벚꽃기간에 열리는 푸드트럭 축제와 디저트 페스타는 매해 대박을 쳤다.

이렇듯 대전과 청주의 '꿀잼도시'가 상이한 것은 두 도시의 산업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2023년 기준 GRDP(지역 내 총생산)는 약 54조 110억원이다. 그 중 제조업 GRDP는 약 8조 4284억원, 서비스업 GRDP는 약 38조 6341억원으로 각각 비중은 15.6%와 71.5%다. 대전의 서비스업 비중은 전국 17개 특·광역 시·도 가운데 서울(85.5%)과 제주(72.4%)에 이어 3위다. 공공·과학기술·교육·의료·문화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만큼 역외 방문객이 대전을 방문해 지출을 하면 지역 상권과 콘텐츠 산업에서 직접적인 소비가 이뤄지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반면 청주의 2022년 기준 GRDP는 약 42조 7898억원이다. 제조업 GRDP는 약 19조 1286억원, 서비스업 GRDP는 약 18조 3109억원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은 44.7%, 42.8%다. 통상 대도시일수록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데 청주는 지방 대도시 중에서도 제조업의 비중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대상 타킷에 차이가 있었던 만큼 '꿀잼도시' 정책의 결과도 다르다. 대전이 각종 조사 및 리서치에서 뚜렷한 관광객 증가가 나타난 반면 청주는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청주시 인구는 88만 4465명이다.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한 후 출범한 2014년 7월 청주시 인구는 84만 1069명이었다. 통합 후 청주시 인구는 4만 3396명이 늘었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라면 2~3년안에 9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에는 SK하이닉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많은 대기업이 있다. 그 동안 이들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는 근로자들이 수도권에서 청주로 내려오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었다. 결국 청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살기 좋은 정주여건'을 갖춰야 했다. 청주의 '꿀잼도시' 정책이 외부 방문객이 아닌 내부 시민을 향한 이유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는 '꿀잼도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전과 청주의 '꿀잼도시'가 그 타깃과 효과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준비해야 할 지향점도 차이가 있다. 대전은 빠르게 변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한편 체류시간과 비용을 늘리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청주는 '재미'가 다양한 정주여건의 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쇼핑, 교육, 문화·체육 인프라 등의 보강이 시급하다.
이에 대해 윤설민 대전세종연구원 박사는 "대전은 과거에 비해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도시를 대표할 새로운 앵커 테넌트의 부재가 문제"라며 "한밭수목원, 국립중앙과학관 등 기존 공공시설 외에 눈에 띄는 신규 콘텐츠가 거의 없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최초'의 상징적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전의 상징 캐릭터인 '꿈돌이'를 도시 전반의 테마와 연계해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면서 "이러한 콘텐츠 개발은 공공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전시와 민간 주체들이 협력해 대전만의 관광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은 청주의 꿈잴도시에 대해 "꿀잼도시는 단순한 재미 제공을 넘어,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강화하는 부분도 중요한 가치"라며 "이를 위해 생활, 문화 인프라 확충,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적 활력 제공 등 시민들이 가까운 생활권에서 다양한 활동을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청주의 정주 매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꿀잼도시' 비전은 삶의 재미, 편의성과 함께 지속 가능한 정주환경을 보장하는 도시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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