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터널에 갇힌 韓 경제…사상 첫 2년 연속 2% 미달 우려

강승구 2025. 8. 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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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저성장 늪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0%대로, 내년에도 1%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0%대 저성장의 기저효과에도 내년 성장률 반등세가 미미한 주된 이유로는'수출 부진'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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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해 실질 GDP 0.9% 전망
추경 효과에도 성장 제자리
전문가 “재정 투입 목적 분명치 않다” 지적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저성장 늪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0%대로, 내년에도 1%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예측이 현실화되면, 1953년 국내총생산(GDP) 통계 집계 이후 72년만에 처음으로 성장률이 2년 연속 2%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일각에선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으로 소비쿠폰 지급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전망이 0%대에 그쳤다며, 기업의 성장 여력을 키울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GDP를 각각 0.9%,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는 1월 제시한 1.8%에서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건설업 부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대에 머물렀다. 과거 충격 직후 기저효과로 큰 폭 반등하던 패턴과는 다른 양상이다. 실제로 성장률은 2020년 0.7% 뒷걸음쳤다가 다음 해 4.6% 뛰어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성장률은 0.8%로 쪼그라들었다가 곧이어 7.0%로 급등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도 4.9% 하락했지만 1년 만에 11.6%로 치솟았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내년까지 2년 연속 2%를 밑돌 전망이다. 1953년 GDP 통계 집계 이후 첫 사례다.

저성장 전망은 정부만의 진단은 아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각각 지난 5월과 8월 성장률을 올해 0.8%, 내년 1.6%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올해 0.8%, 내년 1.8%를 전망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2차 추경으로 30조원 넘는 재정을 풀었는데, 올해 성장 효과가 고작 0%대에 머물러 있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재정을 투입한 목적이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인지 어려운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것인지 분명해야 하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0%대 저성장의 기저효과에도 내년 성장률 반등세가 미미한 주된 이유로는'수출 부진'이 꼽힌다.

정부는 내년 민간소비(1.7%)와 건설투자(2.7%)는 회복될 것으로 봤지만 수출은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 영향이 크다.

여기에 이번 경제 전망치에는 트럼프 행정부발(發) '반도체 관세' 변수는 빠졌다. 반도체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내년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으면 반도체에 100%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며 노골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반도체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일단 반영을 안 했다"며 "사실상 (지난 관세 협상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았고, 미국에 현재 투자를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3% 달성을 목표로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30대 프로젝트 등 추진하는 내용을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담았다. 다만 경기 둔화와 통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엔 노란봉투법 등 규제가 겹치면서, 정부 전망이 장밋빛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 등 산업을 살리는 데 재정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거 일본 사례에 비춰보면 지금은 1990년대 중반과 비슷한 단계로, 더 큰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미국 50% 철강 관세’ 확대, 수출 영향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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