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문화원, "현장에서 만난 우리의 뿌리에 새겨진 천년의 기억"

김태완 기자 2025. 8. 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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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이 품은 땅과 바다에는 천년을 넘어 오늘까지 이어진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지난 23일 서산문화원 서산학 시민강좌 두번째 현장답사는 음암면 부장리고분군, 부석면 부석사, 팔봉면 굴포운하를 찾아가며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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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리고분군·부석사·굴포운하로 본 지역문화의 정체성과 자부심
음암면 부장리고군분에서 유물 등 발굴조사한 결과 등에 대해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김태완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2025.8.24/뉴스1

(서산=뉴스1) 김태완 기자 = 충남 서산이 품은 땅과 바다에는 천년을 넘어 오늘까지 이어진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지난 23일 서산문화원 서산학 시민강좌 두번째 현장답사는 음암면 부장리고분군, 부석면 부석사, 팔봉면 굴포운하를 찾아가며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백제 토착세력의 흔적, 고려 불교문화의 유산, 530년에 걸친 운하의 도전은 단순한 유적 답사를 넘어 서산의 문화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음암면 부장리 일대 부장리고분군은 서산 지역 토착세력의 강인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중앙에서 유행한 석실분 양식 대신 토착적 묘제를 고수하며, 백제 왕권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고 자율성을 지켜낸 흔적이 뚜렷하다. 발굴 과정에서는 토기, 뼈, 제사용 흔적 등이 확인되며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신앙을 엿볼 수 있다. “서산만의 고집스러운 개성이 천년을 이어온 것”이라는 발굴자의 설명은 곧 지역민이 품어야 할 자부심이기도 하다.

다만 현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한 가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분군 주변에 간이 이동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고, 야외 임시 전시관 역시 미흡하다는 점이다. 서산시가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교육·문화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편의시설 확충과 전시환경 개선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석사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불교문화의 요람이었다. 1330년(추정) 제작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불교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그러나 14세기 왜구의 침탈 속에 대마도로 반출됐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최근 환수 운동과 3D 복원 작업을 통해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불상을 돌려받는 것을 넘어 역사적 정의의 회복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부석사 원우 주지가 금동관음보살좌상에 얽힌 사연 등의 설명을 하고 있다.(김태완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2025.8.24/뉴스1

부석사 원우 주지는 “금동관음보살좌상의 3D 복원 작업이 추석 전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단순히 복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훼손 이전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 다시 모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복원을 계기로 서산 불교문화의 정체성을 되찾고 후대에 물려줄 소중한 역사로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부석사의 축대·기와·석탑 흔적은 고려 불교문화의 위상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굴포운하는 서해 연안 곡물을 한양으로 빠르게 수송하기 위한 거대한 국책사업이었다. 그러나 지형적 한계로 530년 동안 파다가 실패와 재시도를 거듭했다. 고려 말과 조선 초에 이르러 비로소 개통됐지만 큰 배가 오갈 수 없어 한계도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포운하는 한국 고대 토목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다.

이번 서산문화원 ‘서산학 시민강좌’ 현장답사는 단순한 답사가 아니었다. 유적을 직접 보고 연구자의 설명을 들으며, 서산이라는 지역이 어떻게 중앙과 관계 맺고, 때로는 저항하며, 또 어떤 유산을 남겼는지 생생히 체감하는 자리였다. 이는 곧 시민 스스로가 서산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백종신 서산문화원장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서산학 현장답사는 단순한 유적 탐방이 아니라 우리 뿌리에 새겨진 천년의 기억을 직접 확인하고 자부심을 되새기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시민과 공유하고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안군 인평리와 팔봉면을 잇는 굴포운하(7㎞)의 일부(사진 오른쪽)로 고려~조선시대 곡물 수송을 위해 시도된 운하유적이 남아 있다.(김태완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2025.8.24/뉴스1

cosbank34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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