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민의힘 의원들, 대체 왜 그러십니까 [전국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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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뉴스의 연속이다.
'진짜로 오나?' 반신반의했던 부산에서는 '진짜 온다 아이가!'라며 연일 뉴스가 쏟아졌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부산 시민은 25만원 필요 없어요' 주장이 나왔다.
'당신이 뭔데?' '나는 민생지원금 필요하다.' 국회의원 한 명이 부산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주장해 민의를 왜곡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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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뉴스의 연속이다. 그날 나는 퇴근 후, 비수도권에 살며 만나기 힘든 공연을 보고 기분 좋게 귀가했다.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TV를 틀었더니, 아닌 밤중에 대통령이란 자가 튀어나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날 이후 더 놀라거나 화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속옷 바람으로 ‘옥중 저항’에 나선 전직 대통령 따위 뉴스는 우리의 상상력을 늘 뛰어넘는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놀라운 소식이 이어졌는데, 부산 시민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바로 부산이 이재명 정부 초기,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대선 막바지에 접어들며 부산을 부지런히 오가던 이재명 당시 후보는 국토 균형발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균형발전은 지방을 위한 시혜가 아니라 국가 생존전략이라는 철학이었다. 그는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깜짝 발표하더니, 국내 1위 해운사인 HMM 본사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까지 약속했다. 인천 유세 현장에 가서는 ‘첫 인천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치면서도, 인천 시민들이 서운해할 만한 말을 굳이 공언했다. “부산이 굶어죽는다.” “우리(인천)는 그거 말고도 많다.” “함께 사는 세상 아니겠느냐?” 부산과 해양수도 라이벌 격인 인천 지역의 반발을 미리 차단해둔 것이었다.
라이벌 인천 아니라 부산 안에서 날아온 견제구
행정은 방향보다 속도라 했던가. 대통령이 된 그는 예상보다 빨랐다. 건물을 임차해서라도 올해 안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진짜로 오나?’ 반신반의했던 부산에서는 ‘진짜 온다 아이가!’라며 연일 뉴스가 쏟아졌다. 그런데 그즈음 해운대구의회에서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더불어민주당 구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수부 이전 촉구 건의안’이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는 것이다. 선언적 의미에 가까운 건의문이었지만 파장은 거셌다. 지역을 대표한다는 구의원들이 부산 발전은 외면하고, 정치적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는 데 시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해수부에, 산업은행까지 1+1으로 이전해달라는 뜻’이었다고 황급히 해명을 내놓았지만, ‘염치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부산 시민은 25만원 필요 없어요’ 주장이 나왔다. 이번에는 부산 남구의 박수영 의원이었다. 소비쿠폰보다 해수부와 산업은행이 더 절실하니 모두 ‘남구’로 보내달라는 다소 유치한 공격이지만 후폭풍이 엄청났다. ‘당신이 뭔데?’ ‘나는 민생지원금 필요하다.’ 국회의원 한 명이 부산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주장해 민의를 왜곡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침체돼 있던 부산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 와중에 지역구 의원들이 연달아 찬물을 끼얹자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우려했던 라이벌 인천이 아니라 우리 편인 부산 안에서 견제구가 날아왔다는 데 시민들은 황당해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1대 17’이라는 부산 여야 국회 의석 비율의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정부·여당에 정책 주도권을 이대로 빼앗겨선 안 된다, 부산이 잘 됐다가는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정치공학적 위기의식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잊고 있는 건, 침몰해가는 부산이다. 여당 지위를 갖고도 엑스포 유치 실패로 부산을 ‘29표 도시’라는 조롱거리로 만들었던 그 기억. 다수 의석을 차지하던 수십 년 동안 사람은 떠나고 빈집만 남은 도시가 된, 그 부산 말이다.
윤파란 (부산MBC 기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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