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 없이 남의 땅에 사과나무 40그루 심고 수확…'절도·횡령'일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5. 8.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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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땅에 사과나무 40그루를 심고 두 차례에 걸쳐 사과를 수확했더라도 절도죄, 재물손괴죄, 횡령죄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다른 사람의 땅에 권한 없이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를 수확한 혐의를 받은 A씨에게 재물손괴죄와 횡령죄가 인정된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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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머니투데이


허락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땅에 사과나무 40그루를 심고 두 차례에 걸쳐 사과를 수확했더라도 절도죄, 재물손괴죄, 횡령죄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다른 사람의 땅에 권한 없이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를 수확한 혐의를 받은 A씨에게 재물손괴죄와 횡령죄가 인정된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피고인 A씨는 2014년경 피해자 B씨가 소유한 시흥시 소재 토지에 권한 없이 사과나무 40그루를 심고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약 240개의 사과를 수확한 혐의다. A씨는 사과를 80개 수확한 단계에서 피해자 B씨로부터 이 땅에 대한 점유와 사용을 중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도 추가로 사과 160개를 수확했다. 이어 해당 토지에 다른 농작물을 심고 사과나무를 계속 관리했다.

1심 법원은 절도죄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2심 법원은 A씨에게 절도죄는 인정되지 않지만 횡령죄와 재물손괴죄가 인정된다며 벌금 50만원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사과를 수확하는 것은 사과나무를 본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므로 무단으로 사과를 수확했더라도 이로 인해 사과나무의 효용 자체가 침해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물건이 그 효용을 다할 수 없도록 만든 경우 성립되지만 A씨가 사과를 수확한 행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횡령죄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피해자로부터 문제가 된 토지의 점유와 사용을 중지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죄가 적용될 만한 위탁신임관계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횡령죄가 성립되려면 재물을 보관하는 자와 소유자 사이에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관계가 존재해야 하지만 이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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