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외부인 접촉 보고 19% 감소…“외딴 섬 갇혔다” 지적도

올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이 대기업 담당자나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 등 외부 인사를 접촉했다고 보고한 건수가 작년 상반기보다 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직원들은 외부 인사를 만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 일일이 보고를 올려야 한다. 투명한 공정위 심사를 위해 만든 제도이지만, 공정위 직원들이 심사 현장과 동떨어진 ‘외딴 섬’에 갇히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 직원들의 ‘외부인 접촉 보고’는 680건으로 작년 동기(836건)보다 18.7% 줄었다. 접촉 사유별로 사건 관련 자료 제출·의견 청취가 342건으로 전체의 50.3%를 차지했고, 사건과 관련 없는 법령 문의(14.6%), 현장조사(9.7%)가 뒤를 이었다. 업무와 관련 없는 접촉은 15건으로 2.2%에 그쳤다.
공정위 직원이 만났다고 신고한 상대방은 법무법인 1056명, 기업집단 418명이었다. 법무법인 중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85건으로 가장 많았고 광장(84건), 태평양(75건), 세종(70건), 화우(64건), 율촌(54건) 등이 뒤를 이었다. 김앤장은 과거에도 공정위 직원들이 가장 많이 접촉한 법무법인이었다.
기업집단에선 한진이 22건으로 최다였고 이어 쿠팡(18건), 삼성(17건), 롯데(14건), CJ(11건) 순이었다. 통상 삼성이나 SK가 1위를 했는데 이번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 심사 등 기업결합 관련 협의가 진행되며 한진이 1위로 올라섰다.
공정위는 김상조 전 위원장 시절인 2018년 심사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판 로비스트 규정’이라 불리는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공정위 공무원은 대기업(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이나 법무법인 변호사, 공정위 퇴직자 등을 직접 만났거나 전화·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접촉한 경우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고 나서 접촉 보고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0년 2144건이던 접촉 보고 건수는 2022년 1661건, 지난해 1644건이었다. 올해도 상반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보고 건수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이 제도로 인해 실무진인 사무관·서기관들이 외부와 떨어진 채 ‘외딴 섬’에 갇히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정책 부서 직원들에게는 외부인 접촉 규정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퇴임을 앞둔 지금까지 손을 대지 못했다. 내달 5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주병기 후보자는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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