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처럼 "아이폰, 10년 내 사라질수도"…충격 전망 [김인엽의 퓨처 디스패치]
"시리에 구글 제미나이 도입 검토"
잡스 2010년 인수로 음성비서 시대 열었지만
챗GPT 비해 기술력 2년 이상 뒤처져
기기 내부에서 AI 작동시키려는 전략이 발목
갈피 못잡자 핵심 AI 개발자들도 줄이탈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개발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외부 모델에 대한 의존을 강화하고 있다. AI라는 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스마트폰 시대에 몰락한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애플이 자사 음성 비서 ‘시리’를 개편하기 위해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올봄 개선된 시리를 발표하려 했으나 약 1년가량 연기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는 애플이 AI 기술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2010년 ‘시리’를 인수하며 음성 비서라는 개념을 모바일 업계에 처음 도입했다. 이는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의 생전 마지막 거래였다. 그러나 수년간 독자적인 AI 기술 개발에 실패하며 경쟁사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내부 테스트 결과 애플은 자사 AI 모델이 오픈AI의 챗GPT 등에 비해 2년 이상 뒤처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으로는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한 '온디바이스(on-device) 전략'이 꼽힌다. 애플은 그간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아 왔다.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낸디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총격범의 아이폰 잠금을 풀어달라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을 거부했다. "정부의 요구는 사실상 백도어를 만드는 것이며 한 번 만들어지면 전 세계 아이폰 보안이 위협받는다(팀 쿡 CEO)"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애플은 AI 기능을 외부 클라우드와 연동하지 않고 기기 내부(온디바이스)로 작동하는 데 주력해 왔다. 다만 아이폰 성능으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아이폰 내부 AI 모델의 파라미터는 약 300억개로 GPT-4(1조8000억개)의 약 600분의1에 불과하다.
애플은 부족한 자체 AI를 보완하기 위해 자사 모델과 외부 모델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일정 요약, 알림 관리, 메시지 작성 등 간단한 작업은 내부 AI를 활용하고, 글쓰기나 웹 검색 등 복잡한 작업은 외부 AI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구글 제미나이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다만 이질적인 모델들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버그가 발생하면서 앞서 시리 새 버젼 발표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경영진도 AI 추격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쿡 CEO는 지난 1일 사내 회의에서 "AI 혁명은 인터넷,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더 클 것"이라며 "애플은 이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아이팟, 맥 등도 각각 최초의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 노트북은 아니었다고 애플 경영진은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할지, 혹은 외부 모델을 차용할지 채 결정하지 못했고 그 결과 핵심 AI 개발자들이 애플을 연이어 떠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진 사이 경쟁사들은 빠르게 AI 기능을 스마트폰에 도입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 구글이 발표한 최신 스마트폰 픽셀10을 리뷰하며 "애플 인텔리전스 제품은 그저 그런 수준이지만 구글 픽셀에는 실제로 도움되는 AI 도구가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통화와 지메일, 구글 캘린더, 메시지 등을 연동해 필요한 정보를 바로 표시해주는 '매직 큐', 사진을 찍을 때 전문가와 같은 구도를 안내해주고 밝기와 채도를 조절해주는 '아트 디렉터' 기능은 업계에서 호평받고 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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