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겨우 잊었는데 또…" 말단 '순경'까지 감찰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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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압사로 인해 구토한 시민에게 입을 맞대 인공호흡을 했던 어린 순경도 감찰 조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에 나섰던 경찰관들이 감찰 조사 통보를 받으며 좌절하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기억됐던 경찰관들이 3년 만에 감찰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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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압사로 인해 구토한 시민에게 입을 맞대 인공호흡을 했던 어린 순경도 감찰 조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에 나섰던 경찰관들이 감찰 조사 통보를 받으며 좌절하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기억됐던 경찰관들이 3년 만에 감찰 대상이 됐다. 사고 직후 경찰 조사는 물론이고 법정에서 여러 차례 증언을 했지만, 다시 당시 기억을 되짚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참사 당시 출동했던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 A씨는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그때 기억이 아직도 세세하게 난다. 참사 이후 3년간 힘들게 잊어가고 있었는데 다시 선명해지고 있다"며 "피조사자가 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심적인 부담이 커서 잠도 잘 못 잔다"고 말했다.
당시 구조 활동을 벌인 경찰관 상당수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수의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면 상해·강도 같은 강력범죄 신고 때보다도 예민하게 반응해 과할 정도로 반복 확인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사람이 많이 모였다"는 안전 관련 112 신고만 들어와도 손을 떨며 긴장하는 경찰관도 있다고 한다.
조사와 증언에 나설 때마다 참혹한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참사 직후 경찰청, 서울청 조사를 받고 최근까지도 법정에 나가 증인으로 선 경찰관도 많다. A씨는 "한번 조사에 불려가면 6~7시간 반복되는 질문을 받았다"며 "그때 진술이 가장 생생하고 정확할 텐데 지금 다시 조사받으라고 한다면 간신히 잊었던 기억까지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일 소속 경찰서의 청문감사인권실에서 "조사가 다시 이뤄질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특조위 진상규명 과정에서 일정 부분 조사 가능성을 예상한 경찰들도 있었지만 경찰청 내 내부 감사팀이 꾸려져 '의원면직과 포상추천 제한'까지 고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상 인사 불이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감찰 대상에는 당시 용산경찰서 112종합상황실 직원과 이태원파출소 소속 순찰팀 직원 20여명도 포함됐다. 순경·경장·경사 등 20~30대 일선 경찰부터 경위·경감까지, 조직에서 가장 실무를 맡는 계급이 대거 들어갔다.
A씨는 "20대부터 40대 경찰까지 인공호흡, 심폐소생술을 하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뛰어다니고 환자 이송했던 동료들"이라며 "그런 동료들까지 감찰 대상이 됐다"고 했다.
트라우마로 현재까지 정신과 약을 먹는 동료는 여파가 더 크다. A씨는 "최근에 실종 이후 숨진 소방관 소식을 듣고 힘들어하던 후배가 조사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했다.
경찰 간부들이 지난해 대부분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말단 경찰관으로 감찰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추가 책임자 찾기'에 나선 게 아닌가 싶어 두려움도 크다. A씨는 "내 입을 통해서 누군가 잘못했다는 것을 듣고 싶어 하는지, 없는 일까지 만들어 서로를 고발하라는 것인지 그게 제일 무섭다"며 "안전 관련 112 신고만 떨어지면 지금도 떠는데, 앞으로 수십 년 더 해야 할 경찰 생활인데…"라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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