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수 최희준[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 히스테리가 이만저만/ 데이트에 좀 늦게 가도 하루 종일 말도 안 해 왓 셜 아이 두~’.
가수 최희준(1936~2018)은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손석우 작사·작곡)로 데뷔했다.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55학번)를 졸업한 후였다. 앞서 대학 3학년 때인 1957년 법대 동기생 황병기와 함께 참가한 서울대 축제에서 샹송 ‘고엽’을 불러 주목을 받았다. 황병기는 훗날 가야금 연주자이자 국악 작곡가로 이름을 남긴다.

최희준은 정식 데뷔에 앞서 졸업하던 해인 1959년 미8군에서 노래했다. 1985년 KBS ‘가요무대’ 출범 때부터 악단 지휘를 맡아온 작곡가 김강섭(당시 71세)은 2004년 인터뷰에서 “최희준은 제가 미8군 무대에 데뷔시켜줬지요. 대학 1학년이던 그 친구 ‘서울 법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냇 킹 콜 노래를 부르는 걸 봤는데 아주 잘하더라”고 회고했다. 김강섭은 서울대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냇 킹 콜은 1940~50년대 활동한 미국의 흑인 재즈 보컬리스트다.

최희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엘리트 가수’로 데뷔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서울대 출신 유주용, 서라벌예대 위키 리(이한필), 박형준과 함께 학사 출신 그룹 ‘포 클로버스’ 멤버로도 활동했다. 여성 ‘학사 가수’로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김강섭 작곡)로 데뷔한 고려대 법대 출신 김상희가 뒤를 이었다.

최희준은 노래 ‘엄처시하’를 발표한 후 1961년 해병대에 입대했다. 제대 후 인기는 더 올라갔다. 1964년 영화 ‘맨발의 청춘’ 주제가를 비롯해 ‘월급봉투’ ‘진고개 신사’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최고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1965년 제1회 라디오 서울 가요대상 가수상, TBC 방송가요대상, 1966년 제1회 KBS 올해의 가수왕, 제2회 MBC 10대 가수 올해의 가수왕에 잇달아 올랐다. 1967년 발표한 노래 ‘빛과 그림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66년 발표한 ‘하숙생’은 그의 최대 히트곡이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1998년 조선일보가 ‘건국 이후 가수 베스트 50’을 전문가 설문을 통해 선정했을 때 최희준의 ‘하숙생’은 12위에 올랐다.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미자 ‘동백아가씨’, 나훈아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1·2·3위였다. 2005년 최희준은 ‘가요무대’ 선정 ‘시청자가 뽑은 국민 가수 10인’의 한 사람으로 꼽혔다. 김정구 나훈아 남인수 남진 배호 이미자 조용필 패티김 현인(가나다)과 함께였다.

최희준은 미국 팝에 영향을 받은 1960년대 스탠더드 팝을 대표하는 가수로 평가된다. 후배 가수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남진은 최희준 노래에서 가요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1981년 최희준의 ‘길 잃은 철새’를 리메이크했다.
나훈아는 최희준과 다르게 부르려고 했다고 밝혔다. 2005년 데뷔 40년을 앞두고 가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나훈아는 “최희준, 남일해 등 선배들은 노래를 깨끗하게 불렀는데, 나는 민요에 바탕을 둔 창법으로 음을 이렇게 저렇게 꺾어 불렀다. 이후 후배들은 내 창법을 교과서처럼 따라 하고 있다. 가요사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밴드 산울림 리더 김창완은 2008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최희준의 ‘하숙생’을 듣고 가사가 슬퍼 밤새 펑펑 운 것”을 음악적 사건으로 기억했다. 이승환은 1991년 2집에서 ‘하숙생’을 리메이크했다.
최희준은 1980년대엔 신곡 발표가 없었고, 옛 스타로서 ‘가요무대’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1996년 새정치국민연합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했고 2001년 재선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바이오 노사 대화 재개하지만, 노조 “오늘 최종협상 아냐”
- 法 “이주 대책은 토지수용위 재결 대상 아냐”... ‘대체 부지’ 요구한 공장주 패소
- [속보] 李 “조작기소 특검에 국민 공감대, 처리 시기·절차는 숙의 거쳐야”
- 법원, ‘집사게이트 공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 보석 인용
- 개혁신당 조응천, 국힘에 李대통령 공소 취소 특검 저지 ‘대국민 서명’ 제안
- ‘야간 출입 통제’ 영흥도 갯벌서 해루질… 해경, 일행 5명 적발
- 김부겸, 공소취소 특검법에 “동지 버릴 셈 아니라면 신중해야”
- ‘기운 명당’ 관악산에 ‘라면국물’ 웅덩이가…등산객 증가에 자연 훼손 잇따라
- 정청래, 李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통령이란 이유로 피해구제 외면, 헌법 정신에 어긋나”
- 북한 女 축구, 12년 만에 전격 ‘방남’ ... 수원에서 AFC 여자 챔스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