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앙은행장 ‘말’보다 주목해야 할 ‘각주’...연준은 ‘삼의 법칙’을 거론하며 금리인하를 준비합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 시사하는 ‘삼 법칙’ 각주
고용시장 ‘특이한 균형’ 표현한 진의는
물가 빠른 안정 불구 ‘recession’ 위험
9월 통화정책 회의서 금리인하 깜빡이불
트럼프 굴복 아닌 ‘데이터 판단’ 명분구축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연례행사로 파월 의장에게는 임기 중 마지막 연설 자리였습니다.
최근 불안한 물가 통계와 트럼프 대통령의 가혹한 압박(연준 이사 해임 예고, 연준 리모델링 공사 사기 주장 등) 때문에 극히 제한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과 달리 나름의 통화 정책 힌트를 줬습니다.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후퇴했다”는 것과 “고용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가와 고용의 이중 책무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고용 시장 방어를 위해 금리 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갈 것임을 예고한 것입니다.
앞서 작년 같은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마치 프랭크 시내트라가 명곡 ‘마이웨이’를 부르듯 연준이 지난한 노력으로 2022년 급등한 미국 인플레이션 관리에 성공했음을 알렸습니다.
올해 메시지에선 향후 인플레이션 반등을 초래할 수 있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전년보다 완화했다는 더 강한 확신을 보탰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목표에 크게 근접했고 노동시장은 과열 상태가 완화됐다.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도 후퇴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거의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경기후퇴기 이 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움직임이다.]
지난해 파월 의장 메시지의 연장선에서 올해 미국 경제의 거시적 진단 결과는 이 네 문장에 압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시장이 너무 뜨겁지도 않고 기대 인플레는 앞으로도 안정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인데 파월 의장은 한 가지 위험 요소를 거론합니다.
연준의 노력으로 물가와 고용 모두 균형을 이뤘지만 노동 시장의 균형이 이상하다는 설명입니다. 새 직원을 채용하려는 고용주(수요)와 일자리를 찾으려는 근로자(공급) 모두가 현저히 둔화하면서 고용시장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특이한 균형이라는 것이죠.
[전체적으로 노동시장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노동력 공급과 수요 모두가 현저히 둔화한 결과 생긴 특이한(curious) 균형이다. 이 비정상적인 상황은 고용에 관한 하방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리스크가 현실이 되면 해고 급증과 실업률 상승의 형태로 급속히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
2021년부터 급등한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보고 방심했다가 2022년 뒤늦게 급격한 금리 인상을 시도했던 상황 오판의 위험성이 지금 고용 시장으로 이동했다는 뜻입니다.
물가와 고용의 이중 책무에서 연준이 물가보다 노동 시장의 안정을 확보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둘 것임을 ‘특이한 균형’이라는 표현으로 확인해준 것입니다.
그런데 매일경제가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 전문을 올리는 연준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주요 발언 뒤에 논리의 보강을 위해 붙이는 각주에 대단히 흥미로운 이름이 등장합니다.
다름 아닌 ‘클라우디아 삼’입니다. 클라우디아 삼은 과거 연준 출신 경제학자로 이른바 ‘삼 법칙(Sahm Rule)’으로 유명합니다.

연준은 파월 의장의 연설 핵심 발언인 “실업률은 거의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경기 후퇴기 말고는 볼 수 없었던 움직임이다”라는 문장 끝에 각주 1을 넣고,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7월 고용 보고서 이후 실업률의 3개월 평균은 지난 12개월 동안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정확히 삼 법칙을 설명하는 것으로, 미국 고용시장이 삼 법칙이 경고하는 침체의 초기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죠.

아마도 미국 중앙은행 수장의 입에서 경기 침체 위험신호인 삼 법칙이라는 용어가 튀어나올 경우 금융시장이 상당한 동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록 각주 형태지만 미국 경제가 삼의 법칙 구간에 들었음을 인정하는 미 중앙은행장의 첫 인정 사례로 보입니다.
아마도 오는 9월 제롬 파월호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된다면 연준은 그 이유로 트럼프의 압박 등 일체의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삼 법칙과 각종 고용 통계 등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진 것임을 강조할 것입니다.
연준 내 친트럼프 진영의 힘이 세지는 가운데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인플레 파이터’는 가장 강력한 금리인하의 메시지를 자신의 입으로 표현하지 않고 텍스트(각주)에 숨겨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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