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유일 해수욕장인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해수욕장에서 23일 '광암바다 콘서트'가 열렸다. 이곳에서 처음 열린 대규모 문화 행사다. 이날 행사는 기후 위기와 환경 재난 시대에 맞게 바다 환경을 지키면서 문화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얼굴에 고래 그림이 그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광암바다 콘서트' 참여자 모습. /김구연 기자
오후 4시 야외무대 근처에서 바다 청소부 비치코밍, 바다유리 열쇠고리 만들기, 얼굴에 그림그리기 등 체험 행사가 먼저 열렸다. 비치코밍이란 해변(beach)과 빗질하다(combing)의 합성어로 바다 쓰레기를 주워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시민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접수처로 모여 생분해 봉투와 장갑, 대나무 집게 등을 받아 광암해수욕장 일대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취학 전 아동부터 초등학생 저학년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참여가 활발했다. 창원시 성산구에서 온 김근우(41) 씨는 11세·9세·6세인 자녀 3명과 광암해수욕장을 찾았다. 김 씨는 "평소 자녀들에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교육을 해왔는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며 "한낮이라 무척 덥지만 요즘에 그나마 더위가 가셔서 해수욕을 먼저 즐기고 비치코밍과 얼굴에 그림그리기 활동까지 이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플로비티 회원들이 비치코밍에 참여하고 상품을 받아가는 모습. /주성희 기자
경남에서 쓰담달리기(조깅이나 산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를 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플로비티도 광암해수욕장을 찾았다. 이날 강민우(39) 플로비티 이사장과 회원 5명은 생분해 봉투에 쓰레기를 한가득 담아 돌아왔다. 강 이사장은 "소통누리망으로 행사를 알게 돼 회원들과 참여했다"며 "해수욕장 자체는 비교적 깨끗해서 주차장 등 외곽으로 나가 1시간 30분 정도 쓰레기를 주웠다"고 말했다. 그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는 낚싯바늘이나 주삿바늘 등 예상치 못한 위험한 쓰레기가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병조(36) 플로비티 회원은 "주차장에서 담배꽁초나 플라스틱 물병 등을 많이 줍게 됐는데, 주변에 보이고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환경 보호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 얼굴과 팔에 고래, 상어 등 그림이 그려졌고, 손에는 바다 유리 열쇠고리가 쥐어져 있었다. 이들은 공연이 예정된 무대 앞으로 속속들이 모여 앉았다. 5시 20분부터 '계면활성제 아저씨', '경상도 비눗방울 아저씨'로 유명한 팀클라운(안동윤)이 우산과 중절모를 활용한 마임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팀클라운은 다양한 비눗방울을 선보이고 박수를 받으며 광암바다 콘서트의 서막을 올렸다.
팀클라운이 비눗방울 공연으로 '광암바다 콘서트' 서막을 열었다. /김구연 기자
본 공연 첫 순서로 '목요일의 버스커'를 뜻하는 목요커가 여름 바다의 낭만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통기타와 타악기 카혼, 윈드차임 등 전자장치를 쓰지 않는 악기를 연주하며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수철의 '젊은 그대'를 부르고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기도 했다. 목요커는 로제·브루노 마스의 '아파트'와 윤수일의 '아파트'를 조합해 노래하고, 송창식의 '고래사냥'을 개사해 부르며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확장했다.
이어 창원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이영령은 윤학중의 가곡 '마중' 그리고 조두남의 '뱃노래'를 부르고 마지막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에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로 공연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었다. 계속해 제13회 대한민국다문화예술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여러 무대를 누비는 팝페라 가수 요시다 미호가 추억과 향수의 음악을 공유했다. 또, jtbc <히든싱어> 이문세 편에 출연한 가수 안웅기가 '광화문연가'를 부르면서 등장해 이문세의 '옛사랑'을 노래하고 기타 연주를 하며 무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모래예술 1세대 노선이 작가가 광암바다와 지구를 함께 지키자는 주제를 담은 공연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23일 광암해수욕장에서 열린 '광암바다 콘서트'에서 어린이 관객과 즉석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목요커. /김구연 기자
소프라노 성악가 이영령이 23일 열린 '광암바다 콘서트'에서 가곡 '마중'을 부르는 모습. /김구연 기자
23일 열린 '광암바다 콘서트' 무대에 오른 팝페라 가수 요시다 미호 모습. /김구연 기자
가수 안웅기가 23일 '광암바다 콘서트' 무대에서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르는 모습. /김구연 기자
노선이 샌드아트 작가가 23일 열린 '광암바다 콘서트'에서 지구 환경보호를 주제로 공연을 하는 모습. /김구연 기자
공연에 앞서 임용일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행사는 바다환경을 보호하고 아름다운 예술 축제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참석한 모두 마음껏 즐기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