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닮은 트럼프… “노 킹스” 분노의 함성 [세계는 지금]
군대 정치화
워싱턴 치안 불안 이유 방위군 투입
정작 폭력 범죄율은 30년 만에 최저
트럼프 생일날 거대한 열병식 논란
비판엔 무관용
고용지표 못마땅 이유 통계국장 해임
법무장관 등 실무진 ‘충성파’로 채워
법원 판결도 무시… 노브레이크 독주


최근 워싱턴의 가장 두드러진 풍경은 군인과 군용 차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이 폭력적 갱단과 피에 굶주린 범죄자들, 노숙자들에게 장악당했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투입한 주방위군 800명과 그들이 사용하는 장비들이다. 투입된 주방위군은 도심, 고급 주택가, 관광 중심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군용 차량과 인력을 배치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군용 차량의 역할은 공공장소에서 눈에 띄는 억제력을 제공하고 행정 및 병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는 지난 6월14일 열병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대 애호’를 상징하는 거대한 이벤트였다. 미 육군에 따르면 열병식에 군인 약 6700명, 차량 150대, 항공기 50대, 말 34마리 등이 동원됐다. 이날이 하필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반대, 비판에 민감하며 그것을 거친 말로 비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반대, 비판에 활용될 수 있는 상황 자체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권위주의적 성향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지난 1일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고용 상황이 최근 3개월간 악화했음을 보이는 통계치를 발표하자 “좌파 민주당 당원들에게 유리하게끔 수정이 있었다”며 에리카 맥엔타퍼 당시 국장을 해임했다. 입맛에 맞지 않는 통계치를 이유로 통계기관 수장을 해임한 것이 경제정책의 근간이 되는 통계의 독립성·신뢰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쇄도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신임 노동통계국장에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소속 E J 앤서니 수석경제학자를 지명했다.
반대, 비판에 대한 무관용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통령이 원하면 무조건 관철한다’는 분위기를 강화했다. 대표적 사례가 파멜라 본디 법무부 장관이다. 본디 장관은 ‘정치적 충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인사를 중용했다. 실무진은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채용·승진됐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인사를 겨냥한 수사는 의도적으로 배제·축소됐다. 이를 두고 전직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트럼프의 ‘사적 법률 사무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는 있을까. 정치 지형이나 미국 행정, 정치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우선 가까이서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1기 집권(2016~2020년) 당시 이런 역할을 했던 존 매케인, 밋 롬니 전 상원의원으로 대표되는 공화당 내 전통적 보수 세력의 힘이 많이 빠졌다. 매케인 전 의원은 세상을 떠났고, 롬니 전 의원은 정계에서 은퇴했다.
상·하원 모두에서 소수파가 된 민주당도 힘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트럼프 행정부의 워싱턴 경찰국 통제를 종료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워싱턴 자치법에 따라 미국 대통령은 비상사태의 경우 시 경찰을 30일간 직접 통제할 수 있지만 의회는 이를 종료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결의안에서 워싱턴 폭력 범죄가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연방정부가 자치경찰을 통제할 만한 비상사태가 없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양원 의석수의 과반을 장악한 데다가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제어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권력을 제한하려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은 법원에서 정부에 불리하게 판단한 165건 중 57건에 따르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는 과거 어떤 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행정부를 견제하는 사법부의 역할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소수의 급진 좌파 판사들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을 무시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았다”고 강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해진 규칙, 시스템을 준수하며 권한 남용을 막으려는 시도는 구조적 제약 속에 빠질 수밖에 없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점을 이용해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전례가 되어 다음 권력자 역시 이런 수법을 반복할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근본적인 우려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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