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전화위복? ‘대체선수’ 시마무라, 페퍼스의 마지막 퍼즐 될까…관건은 국내 선수들의 지원사격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광주 김희수 기자] 페퍼저축은행에 뜻밖의 행운이 따르는 걸까.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4월에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을 얻었다. 당시 페퍼저축은행의 선택은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스테파니 와일러였다. 그러나 행운도 잠시, 뜻밖의 악재가 발생했다. 와일러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 어쩔 수 없이 대체선수 물색에 나선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요를 선택했다. 와일러를 중심으로 준비한 시즌 플랜이 제대로 꼬여버리는 순간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대체선수 시마무라의 활약상이 심상치 않다. 전 소속팀 NEC 레드 로켓츠에서도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조금씩 내려오는 듯했던 시마무라는 대표팀에 합류해 그야말로 ‘회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경기에 나서 총 111점을 터뜨렸고, 블로킹은 17개를 잡아냈다. 공격 성공률은 51.67%에 달했다. 예상 이상으로 많은 출전 시간이었고, 또 예상 이상으로 좋은 활약이었다.
원래도 시마무라의 최대 강점인 공격력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공격 성공률 40%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10경기였고, 특히 마지막 6경기 중 4경기에서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뒷심을 발휘한 것도 긍정적이다. 공격 범실을 3개 이상 기록한 경기가 단 한 경기(폴란드전)였을 정도로 공격의 순도도 높았다.
블로킹에서는 득점보다도 유효 블로킹 수치가 돋보였다. 유효 블로킹이 블로킹 범실보다 적었던 경기도 공격 범실과 마찬가지로 단 한 경기(폴란드전)였다. 특히 프랑스전에서는 블로킹 득점 4개에 유효 블로킹 10개를 잡아내며 철벽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여기에 시마무라는 서브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내내 기록한 서브 범실이 3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효율적인 서브를 구사했다.
당초 시마무라가 VNL만을 소화한 뒤 세계선수권 로스터에서는 제외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그는 VNL에서의 빼어난 활약에 힘입어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다. 페퍼저축은행은 당연히 시마무라의 경기력 우상향이 반갑다. 장위가 빠지면서 중앙에서의 공격력 저하가 예상됐지만 시마무라의 공격력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오히려 더 나은 공격력이 발휘될 수도 있다. 다만 뜻밖의 세계선수권 합류로 인해 합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해진 것은 걱정거리다.

시마무라의 최대 강점인 이동공격을 위시한 공격력을 살리려면 결국 국내 선수들의 지원사격이 중요할 전망이다. 이동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A패스와 이를 적절한 연결까지 가져갈 수 있는 세터들의 플레이가 필수다. 합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시마무라가 없는 동안에도 미리 준비를 해두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세터 박수빈은 “시마무라의 이동공격 장점을 살리기 위해 미리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플레이를 가져갈지 연구하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21일부터 페퍼저축은행과 합동훈련을 진행 중인 시마무라의 전 소속팀 NEC 레드 로켓츠 역시 시마무라의 이런 활약이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시마무라의 커리어가 정체기에 접어든 것 같았는데, 갑자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 치고 올라간 그의 경기력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급하게 선수를 데려온 팀도, 그 선수를 내준 팀도 지금 상황이 놀랍고 반갑다. 시마무라는 V-리그에서 제대로 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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