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달방선 쓸 수가 없다… 경기도 ‘에너지 바우처’ 28% 미사용

목은수 2025. 8.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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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도내 지원금 779억 남아
공동 납부시 제한, 예외지급도 난망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도에서 발급된 에너지바우처 중 28.2%가 미사용 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수원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경인일보DB

최근 5년간 경기도에서 발급된 에너지바우처 금액 중 삼분의 일에 달하는 비용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시원·달방 등에서 에너지 요금을 공동으로 납부하는 취약계층이 바우처를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승규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도에서 발급된 에너지바우처 총액은 2천764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8.2%에 해당하는 779억6천여만원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장애인·임산부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등유·LPG·연탄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대상자가 신청해 수급이 확정되면, 1인 세대 기준 연간 29만5천200원을 지원받는다.

바우처가 사용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고시원이나 여인숙 등에 거주해 에너지 비용을 공동으로 납부하는 상황이 꼽힌다. 세대주로 등록된 경우에는 한국전력 등의 고지서를 통해 자동 차감되지만, 공동납부의 경우 개별 에너지 비용 산정이 불가능해 바우처 사용이 제한된다. 이런 경우 다음 해에 관할 지자체에 ‘예외지급’은 신청하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만,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번거로움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다른 복지사업과 중복돼 사용액이 남는 경우도 있지만, 고시원이나 여인숙처럼 개별 납부가 어려운 경우에도 미사용액이 생긴다”며 “바우처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대상자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예외지급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바우처 미사용자 중에는 정부의 복지시설이나 주거지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노인이 33.9%로 가장 많았고, 질환자(31.8%), 장애인(30.3%), 한부모(21.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고시원 등 공동 거주시설에서는 집주인이나 관리자가 에너지 비용을 일괄 납부하더라도, 실거주자의 에너지바우처가 함께 사용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거주자의 인적사항을 등록하고 관리 체계를 갖추면, 제도 운영뿐 아니라 각종 사고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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