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연 ‘북극항로’ 주도권은 러시아에…“현실적 전략 필요”
기후변화로 얼음이 줄어들며 열리고 있는 신해상 실크로드 '북극항로'. 새로운 국제 물류길로 주목받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현실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북극항로를 연구해온 김기태 북극물류연구소 연구위원은 '북극항로 시대, 제주도는 무엇을 할 수 있나'를 주제 발표했다.
김기태 연구위원은 "한국이 북극항로 활용 논의에서 이미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 뒤져 있다"며, 북극항로 관련 기본적인 정보부터 발전 가능성, 나아가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활용될 앞날을 위한 대비책을 전망했다.
북극항로는 크게 북극해항로, 북서항로, 북극횡단항로 등 3개로 나뉜다. 북극해항로는 북동항로의 일부 구간으로, 러시아의 실효적 지배를 받고 있다. 북극해항로나 북서항로는 러시아와 캐나다가 관할하고 있으나, 북극횡단항로는 공해와 다름없다.
김 연구위원은 "북극해 연안의 53%를 러시아가 차지하는 만큼 북극항로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북극해항로를 자국의 북극지역 생산 자원인 가스, 석유를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수송하기 위한 수출 수송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극해항로는 '러시아원자력공사'가 관할하는 점 ▲북극해항로는 4개의 바다 28개 해역으로 구분되며 러시아의 통제를 따라야 하는 점 ▲러시아 정부는 북극해항로 관련 정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더불어 러시아 정부는 북극 수송 물동량 구상까지 내놓으며 내륙 자원 운송을 북극항로와 연계하려 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달성에 차질을 빚고 있음을 언급했다.
북극항로 정책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현실과 한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북극항로 연구를 시작해 국제 세미나와 학술 교류를 이어오는 등 관련 정책을 수립했으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부산항은 북극항로 선박 대상 보급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고, 울산항은 캐나다에서 생산된 광물이 이곳에서 선적돼 중국으로 운송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제주는 관련 화물이나 항만 역할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북극항로와 연계한 북극 크루즈 산업에 대해 "현재 러시아 무르만스크 등에서 원자력 쇄빙선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부산에서 동해에서 출발하려면 알래스카까지 가는 데만 열흘이 걸리고, 제주는 더욱 거리가 멀다"며 한계점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북극항로 논의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과감히 걸러내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북극항로를 러시아의 전략적 자원 수송로로 이해함과 동시에 현실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테크플러스 제주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사회 변화와 밀접한 기술(T), 경제(E), 문화(C), 인간(H)을 주요 모티브로 2013년부터 개최된 미래를 조망해 온 신개념 지식융합토크콘서트다. 테크와 창의력을 융합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이나 지식을 공유하고 창의융합패러다임을 제주에 확산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