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오간 150통의 편지… 시각과 마음으로 연결된 두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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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저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박사님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신경생물학자 수전 배리에게는 '의학계의 시인'으로 불린 저명한 의학자 올리버 색스(1933~2015)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인생을 바꾼 순간이었다.
자필 편지와 사진, 삽화도 실려 있어 두 지성의 교류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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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배리·올리버 색스 '디어 올리버'

"여기까지가 저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박사님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중요한 갈림길을 만난다. 신경생물학자 수전 배리에게는 '의학계의 시인'으로 불린 저명한 의학자 올리버 색스(1933~2015)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인생을 바꾼 순간이었다. 반평생 사시와 입체맹으로 살아온 배리는 48세에 처음 세상을 입체로 보게 됐다. 그는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고, 환자의 내면까지 이해하려 한 색스라면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편지를 썼다. 이 편지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색스가 눈을 감기 직전까지 10년간 15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특별한 우정과 지적 교류를 이어갔다.

책 '디어 올리버'는 이 서신 교류를 담은 서간집이다. 배리는 성인이 된 뒤 시각 훈련을 통해 입체시를 얻게 된 자신의 경험을 색스에게 전했고, 색스는 깊은 관심과 애정을 담아 답장을 보냈다. 이후 두 사람의 대화는 세포에서 뇌, 음악까지 넘나드는 지적 여정으로 확장됐다.
배리가 색스에게 첫 편지를 보낸 즈음, 색스는 안구 흑색종을 진단받고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한 사람이 새로운 세계에 눈 뜨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익숙한 세계를 상실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말년에 색스는 무릎과 척추 수술을 연달아 받고 극심한 신경통에 시달려 거동조차 쉽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유머와 용기를 잃지 않으며 배리를 격려했다. 한 사람의 삶과 타인의 사유가 맞닿는 과정을 보여주며, 과학적 탐구와 서정적 독서 경험을 동시에 선사하는 책이다. 자필 편지와 사진, 삽화도 실려 있어 두 지성의 교류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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