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돼도 ‘반탄’… 김문수·장동혁 당대표 결선 진출
국민의힘 전당대회

22일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김 후보와 장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찬탄(탄핵 찬성) 주자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득표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은 “향후 결선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80%를 반영하는 당원투표엔 75만3076명 중 33만4272명(44.4%)이 참여했다. 2020년 9월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이래 가장 저조했다. 나머지 20%는 국민여론조사다. 경선룰에 따라 이번에 과반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결선투표 결과는 26일 발표되며 동일한 룰에 따라 치러진다(당원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 23일 두 후보간 마지막 토론회도 열린다.
이번 전대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반탄파가 주류가 된 국민의힘의 현주소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사실 김 후보와 장 후보의 결선행은 예상된 결과였다. 경선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조 후보는 일반 응답자를 상대로는 선전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하는 여론조사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18~20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장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33%, 30%를 얻었지만, 안 후보는 8%, 조 후보는 7%에 그쳤다.
예상하지 못하는 건 결선투표 결과다. 김 후보가 수위를 지키는 가운데, 장 후보가 막판에 따라붙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야권 관계자는 “추세를 고려하면 결선에서 두 후보의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6·3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서서 41.15%를 득표한 김 후보가 인지도나 정치적 무게감 면에서는 앞서지만,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등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장 후보가 치고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안철수·조경태 후보 지지층이 얼마나 결선 투표에 참여할지, 또 어떤 후보에게 표를 줄지도 변수”라고 말했다.
누가 이기든 반탄 성향이라, 국민의힘의 ‘반탄 정당’ 정체성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6.3 대선 경선 국면에서 당내 반탄 여론이 찬탄을 압도했는데, 대선 두 달 반 뒤에 치러진 전당대회에서도 반탄 후보가 1·2위를 기록한 건, 당원 정체성이 반탄으로 굳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당 해산 논란, 당사 압수수색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당원 표심이 반탄 주자로 쏠렸고 혁신을 내세운 후보들은 고전했다”고 평가했다.

당심이 이렇다보니 결선투표 과정에서 ‘반탄성’이 더 강하게 표출될 수도 있다. 당장 이날 투표결과 발표 뒤 장 후보는 “제가 오늘 이렇게 결선 무대에 서게 된 것 자체가 당원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신 기적”이라며 “국민의힘이 분열로 갈 것인지, 내부 총질자들을 정리하고 단일대오로 갈 것인지 선택이 남았다”고 했다. 찬탄파를 겨냥,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로 몰아서 쫓아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김 후보는 이에 비해 “국민의힘을 해산하려는 이재명 정권을 끝장내자. 우리 당을 강력하게 투쟁하는 당으로 만들겠다”며 “이런 엄중한 때 우리끼리 분열하면 되겠는가. 저 김문수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단결을 외쳤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향후 국민의힘은 반탄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대여 투쟁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검팀이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당사 압수수색에 나서고, 개별 의원들을 겨냥한 수사도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강 대 강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추경호 의원도 피의자란 걸 거론하며 “국민의힘은 열 번, 백 번 해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맞서 김 후보와 장 후보 모두 “해산해야할 건 민주당”이라고 맞선다. 그렇더라도 국민 여론은 탄핵 찬성 쪽이 다수라, 국민의힘 지도부의 주장이 통할지 미지수다.
그래서 당내에선 “새 지도부가 어수선한 당 상황을 수습하고, 야당에 맞설 단일대오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차기 지도부에서 반탄과 ‘윤 어게인’(Yoon Again)을 주장하는 강성층의 목소리가 커지면 민심과 당의 괴리는 더욱 벌어질 것”(초선 의원)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청주=손국희·장서윤 기자 9key@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