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정부가 50조씩… ‘AI 주도 성장’ 마중물 붓는다

정부가 22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성장 전략의 핵심은 100조원 이상의 민관 합동 ‘국민성장펀드(가칭)’를 만들어 AI(인공지능) 대전환 프로젝트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현 정부 임기 내에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물가 자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3%로 반등시키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관 펀드에 대해 “민간 팔을 비틀어 정부 사업을 한다” “펀드 운용 결정을 민간 위주로 한다는 말은 정부가 투자 책임에서 뒷짐 지겠다는 것 아니냐” 등의 비판도 나온다.

◇AI 대전환 등에 100조원 쏟아붓기로
정부는 민간 자금 50조원과 정부 주도의 첨단전략산업기금 50조원 등을 더해 100조원 이상 규모의 민관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민간 자금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자금과 연기금이나 금융 회사들이 낸 돈에서 나온다. 첨단전략산업기금 50조원은 정부가 상환을 보증하고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인 ‘정부보증기반 기금채’, 산업은행 자체 자금 등이다. 정부는 “정부 기금 몫은 프로젝트 투자 시 위험을 먼저 분담하고, 저금리 대출을 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민간 자금을 첨단 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위해 끌어들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기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대량 발행하면 채권 금리가 오르고(채권 가격 하락) 오히려 민간 투자를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민관 펀드를 기금을 쌓아 놓는 형태가 아닌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기에 이 같은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캐피털 콜이란 투자 계획이 생길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지분 투자, 저금리 대출 등 방식
민관 펀드는 ‘AI 대전환 프로젝트’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미래전략산업과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투입된다. 총 15개의 AI 대전환 프로젝트는 기업, 공공, 국민 등 전 분야에서 AI 활용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에선 로봇이나 자율 주행 등의 분야에서 AI 모델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기업 현장에 AI 제조 로봇이나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 분야는 복지·고용 정책 추진이나 납세 관리 등 업무에 AI를 도입해 업무 효율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15개에도 민관 펀드 자금을 넣는다. 이 프로젝트는 로봇·자율주행 등 첨단 전략 산업의 핵심 분야에 국가 역량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세계 1등’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전력을 적게 쓰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나 ‘초전도체’와 같은 첨단 소재 및 부품 분야, 태양광 등 기후에너지 분야, K바이오나 K뷰티 같은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펀드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방식은 지분 투자나 저금리 대출 등이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은 장기 지분 투자 중심으로 지원하고, 설비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은 초저리 대출을 하는 등 맞춤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투자 책임서 뒷짐 지나 비판도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관 펀드의 운용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에 따르면, 경제부총리·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산업경쟁력장관회의(산경장)에서 전략 산업 판단과 같은 주요 사항을 결정하면, 세부적인 펀드 운용 방식은 민간 중심의 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후 운용 실적을 다시 장관회의에 보고하는 식이다. “정부가 투자 결과의 책임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는 구조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또 30여 개 프로젝트에 펀드 기금을 동시에 나눠주는 방식 역시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00조원이라는 금액이 개별 프로젝트에 얇게 나눠지면 실질적으로는 몇 조원 투입되지 않는 프로젝트들도 나올 것”이라며 “AI와 결합했을 때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을 만한 산업 2~3개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데 승부수를 걸지 않고 골고루 투자를 나누는 건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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