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잘 살아줘서 기뻐요”... 폭발물도 못 막은 ‘안동역 약속’

김가연 기자 2025. 8. 2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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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안동역 앞에 김유리, 안혜연씨가 서 있다. /KBS '다큐3일'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던 ‘안동역 약속’의 주인공들이 10년 만에 재회했다.

22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 - 어바웃 타임: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에서는 약속 주인공들의 재회의 순간이 공개됐다.

이들은 앞서 2015년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안동역’ 편을 통해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당시 내일로 여행 중이던 여대생 두 명과 제작진이 카메라 앞에서 “10년 뒤에 다시 만나자”며 약속을 맺었는데, 올해로 약속했던 10년이 되면서 이 방송이 재조명되며 화제가 됐다.

여대생들과 새끼손가락을 걸었던 촬영감독 이지원 VJ는 약속한 날을 하루 앞두고 안동역으로 향했다. 그는 “아무도 안 올까 봐. 바람맞은 아저씨 될까 봐 걱정을 살짝 했다”며 “그래도 나라도 나가서 약속 장소에 있으면 낭만 있겠다. 나라도 낭만 지키러 가야지, 이런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약속 당일 오전 6시, 그는 구 안동역 광장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약속을 기억하는 시민들도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지원 VJ와 김유리씨가 남긴 인증사진 자료화면. /KBS '다큐3일'

하지만 약속 시간을 5분쯤 앞둔 시각, “구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협박 글이 등장하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제작진과 시민들은 경찰 통제하에 현장을 떠나야 했다.

약속이 무산되는 듯 보였으나, 약속의 시간인 오전 7시48분 제작진 앞으로 한 여성이 다가왔다. 이 여성은 자신이 10년 전 약속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유리라고 밝혔다.

다만 방송 화면은 김씨의 요청에 따라 까맣게 처리됐다. ‘다큐 3일’ 측은 자막을 통해 “본인 요청에 따라 모두 카메라 전원을 껐다. 두 사람은 서로의 휴대전화에 기념사진을 담아 만남을 기록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이 VJ는 “첫마디로 ‘잘 살았어요?’ ‘잘 살아줘서 기뻐요’ 그런 말을 서로 나눴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대국민의 약속이 돼버려서 고민도 많았다. 그런데 그 친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약속은 약속이니까 나왔다고 하더라”라며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고 했다. 가면 갈수록 약속이라는 게 더 무거워졌다고, 그래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낭만 지켰으니까 뿌듯하지 않을까? 너무나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송 말미에는 또 다른 주인공 안혜연 씨의 근황도 전해졌다. 안씨는 약속 하루 전 제작진에게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어 10년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죄송하다.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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