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특수교사 삶, 대체 누가 앗았나
[인천 = 경인방송] 인천 모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의 사망은 '업무 과중과 위법한 지시 때문'이라는 조사 보고서가 1년여 만에 발표됐습니다. A씨와 주변인의 진술·기록을 바탕으로 심리 부검을 진행한 전문가들의 소견인데요.
이와 함께 인천시교육청과 부속 교육지원청의 '법령 위반'이 분명해보인다는 '진상조사위원회'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조사위는 앞서 담당 과장 등 실무 책임자에 대한 중징계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상돈 부교육감의 자진 사퇴, 파면을 각각 요구하기도 했죠.
하지만 시교육청은 A씨의 순직 인정 절차를 개시, 사망 원인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관계기관의 위법행위 여부와 처벌 등은 제3기관을 통해 다시 검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인천 특수교사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7개 교원단체는 인천 특수교사 사망 관련 진상 규명과 함께 특수교사 여건 개선을 촉구했다. 2024.11.8 [사진 =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551718-1n47Mnt/20250822201430637dzsw.jpg)
■ "고인의 사망과 공무수행 사이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게 타당"
사망한 A씨의 유족과 법률 대리인, 인천교육청 관계자들이 꾸린 진상조사위원회의 결론(진상보고서)은 이렇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힘들어 스스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건데요.
애초 A씨는 동료 B씨와 각각 특수학급 1개 반(학급)을 운영했습니다. 이 때에는 A씨가 담당하던 학생이 법정 정원인 6명 이내였는데요. 하지만 이듬해 전체 학생 수가 6명으로 줄면서 반이 통폐합, A씨만 홀로 남게 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A씨는 같은해 10월까지 총 8명의 특수학생(1개 반)을 맡았습니다. 전학생을 비롯해 2명의 학생이 더 들어왔지만, 줄어든 학급은 다시 늘어나지 않아섭니다. 조사위는 '특수교사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최소 2명 이상 있었다고 판단했는데요. 법정 상한선인 6명을 넘어 8명, 실질적인 난이도를 고려하면 이미 10명 이상분을 도맡았던 겁니다.
여기에다, 통합학급에 있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4명까지 수시로 지도해야 했습니다. 6명의 상한선을 둔 특수교육법 제27조의 기준을 2배 이상 위반한 건데요. 이렇다보니, 계획서상에 적힌 A씨의 주당 시수(수업 횟수)는 21회였지만 실제로는 29회에 이르렀습니다.
![특수교사 추모 분향소. [사진=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551718-1n47Mnt/20250822201432094evhk.png)
■ 고인은 왜, 책임기관은 왜?
심리 부검을 담당한 모 박사는 '공무수행 외적으로 확인되는 스트레스 요인이 없다'고 회신했습니다. 업무 과중이 직접적인 원인이란 건데요. 주목해야 할 건,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과 자포자기의 심정, 무력감이 증폭됐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입니다.
고인은 왜 좌절했을까. 먼저 '진상보고서'에 담긴 시교육청의 주장부터 보죠. A씨가 근무하던 초교로부터 학급 증설이나 한시적 기간제 교사 배치 요구 공문이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일까요.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소 네 차례에 걸쳐 '행동중재지원'이나 '과밀 특수학급 지원'을 남부교육지원청에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최소 네 차례'라고 한 건 공식적인 신청 외에도 상급자 방문과 보고서 등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사실이 확인돼섭니다. A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보호자(학부모) 역시 9차례에 걸쳐 민원을 냈다는데요. 다만, 학교 측이 공식 공문을 보내지 않은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결정기관인 인천교육청은 왜 몰랐다고 할까. 일단 A씨가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한 건 남부지원청 뿐만이 아닙니다. 인천교육청도 간접적으로 내용을 인지했고, 남부지원청으로부터 네 차례의 보고를 받기도 했죠. 오직 학교 측의 공식 공문이 없어서란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로 C초교 기간제 인력 충원 당시, 이 학교 관계자는 '교육청의 불가 답변을 듣고 공문을 별도 발송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추후 시교육청 측이 먼저 나서 충원을 해 준 역순 사례인건데요. 이를 보면, 시교육청의 가부 판단이 학교나 지원청의 공문 발송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조사위의 판단입니다. 즉, '어차피 안 된다고 하니 공문도 안 보낸 것'인데, 이제와선 이걸 핑계삼는 걸로 비쳐진단 겁니다.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를 비롯한 장애인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교 특수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5 [사진 =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551718-1n47Mnt/20250822201433482nwys.jpg)
■ 결론까진 4개월 더
진상조사위의 결론은 시교육청이 위법 상태, 즉 A씨 학급에 7명 이상의 학생이 배정되도록 한 걸 막지 못했고, 그 상황을 알고도 개선하지 않는 등 법령상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또 '9명까지는 1학급 1교사가 맡는다'는 등 법에 맞지 않는 관행을 만들어 부당한 의무를 강요했으니,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단 걸로 귀결되는데요.
시교육청은 일견 동의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최근 브리핑에서는 '의견 표명'이라는 단어도 나왔는데요. 또, '진상조사위원회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되물음도 있었죠. 의견은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지만, 수용 여부는 좀 더 따져보겠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해법으로 제시한 게 감사원 감사였습니다. 모 고위직 공무원은 "처리 과정과 결과에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징계 처분을 위해선 담당자가 정확히 누구였고, 조사위의 과정에서 빠진 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피의자가 시교육청인 만큼, 별도의 제3기관이 조사해 명확히 하는 게 좋겠죠.
하지만 "교육감님 사퇴와 부교육감님 파면은 별도로 치더라도"라는 이 공무원의 발언은 다른 논란을 낳는 분위깁니다. '감사'가 책임자를 가려내기 위한 조치라면, 책임 소재가 분명한 이들 장에 대한 조치는 왜 곧장 이뤄지지 않는가라는 게 일선 교사들의 물음입니다. 진상조사위의 결론 자체를 처음부터 재검토하기 위해서냐는 의문의 배경이기도 한데요.
감사원에 따르면 공익 감사는 최대 6개월 간 진행됩니다. 9월부터 당장 시작해도 내년 3월은 돼야 결론이 난단 건데, 같은해 6월 예정된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관련 논의 자체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도 적잖아 보입니다.
시교육청은 다음 달 감사원 감사가 결정되지 않으면 자체 감사를 거치겠단 방침입니다. 처리 기한은 연말까지. 어느 방향이 되든, '인천 특수교사 사망 사건' 결론까진 4개월이 더 필요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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