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국회통과 전인데 하청노조 "원청 사장 나와라"
비정규직 노조, 직접교섭 요구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한 가운데 하도급 노조들이 법 시행 전부터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에 나서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하도급 근로자들의 연쇄적인 파업을 조장할 것이라는 업계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하도급 업체 근로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 노조)는 오는 25일 국회 앞에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연다.
비정규직 노조 측은 현대제철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 철회와 경영진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도 촉구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측은 "사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원청을 향한 하도급 노조의 교섭 요구는 정보기술(IT)과 유통업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는 지난 11일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7일에도 성남 본사 앞에서 원청 네이버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는 네이버가 자사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 수준의 임금 인상을 본인들 회사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측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원청 사용자 책임을 주장하며 임금과 휴일 제도 등 현안 해결을 요구했다. LG전자의 가전 AS 자회사 근로자도 "진짜 사장과 교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선업종노조연대 역시 HD현대·한화오션 등 원청에 공동 교섭을 촉구한 바 있다.
하도급 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 요구는 노란봉투법 핵심 내용과 맞닿아 있다. 개정 노조법 2조는 사용자를 '협력업체 근로 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재정의해 하도급 노동자의 원청 상대 교섭 통로를 넓힌다. 노조법 3조는 불법 파업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참가자 기여도별로 제한해 개인에 대한 손배소 리스크를 줄이게 된다.
일부 대기업은 여당 압박에 선제적으로 손배소를 철회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점거 파업과 관련한 하도급 노조원 대상 손배소 3건(총 3억6000만원)을 최근 취하했고, 현대제철도 46억원 규모 손배소를 지난 13일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하도급 노동자들이 여론전을 벌이면서 기업을 압박하니 향후 협의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김태성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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