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 대중화 10년 걸렸다, 이유가 궁금하다면 [활자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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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임신 검사를 집행하고 그토록 중요한 소식을 전달할 권한은 오로지 의사와 실험실에만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고, 따라서 임신테스트기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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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부터 임신테스트기까지
편집자주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투명한 플라스틱 통 내부에 들어 있는 점안기와 시험관, 거울. 복잡한 실험 도구 같아 보이는 이 물건은 최초의 가정용 임신테스트기입니다. 열두 단계를 거쳐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국 제약회사 디자이너였던 마거릿 크레인이 1969년 만든 건데요, 시제품 회의에서 논의된 디자인 중엔 그나마 가장 심플한 형태였다고 합니다. 다른 남성 직원들은 "뚜껑에 핑크색 술이 대롱대롱 매달렸거나 테두리가 다이아몬드로 섬세히 장식"된 임신테스트기를 내놨다고 합니다.
새로 알게 된 사실이라 "오~" 하며 감탄하셨을까요? 그렇다면 '지식산문 O' 시리즈를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해리포터' 출판사로 유명한 영국 블룸즈버리의 스테디셀러, '오브젝트 레슨스(Object Lessons)'를 출판사 '복복서가'가 번역 출간한 시리즈입니다. 사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에세이로, 영국에선 이미 100종이 넘게 나왔는데 이 중 12종을 선별해 국내에 소개합니다. 앞서 '트렌치코트' '퍼스널 스테레오' '여행가방' 3종을, 그리고 최근 '기념품' '유아차' '임신테스트기'를 주제로 한 3종을 출간했습니다.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보기'가 이 시리즈의 매력입니다. 임신테스트기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가정용 임신테스트기는 8년 뒤인 1970년대 말에야 시판됐고, 대중화된 것은 1980년대 중반이라고 합니다. 그전까지 임신 여부 검사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고요. 배경에는 "가부장적 의료 문화"가 있습니다. "임신 검사를 집행하고 그토록 중요한 소식을 전달할 권한은 오로지 의사와 실험실에만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고, 따라서 임신테스트기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10여 년 전, 국내에서도 사후 피임약을 둘러싼 유사한 논쟁이 있었지요.
책은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에 200쪽 안팎입니다. 무게는 가볍지만,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깊고 넓습니다. 내년엔 인형, 청바지, 쇼핑몰, 침묵, 먼지, 책꽂이를 주제로 한 책을 준비 중이라고요. 편집자는 "흥미로우면서도 새로운 사고를 촉발하는 책을 선보이려고 한다"며 "독자 반응에 따라 12종 이상 출간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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